국제 국제일반

전국이 각종 규제 "풀기도 어려워"

남한면적 21%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등<br>서울·경기 대부분이 4가지 규제 동시 적용<br>투기지역 풀려면 대출 규제등도 해제해야<br>제도개선 흐지부지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


전국이 각종 규제 "풀기도 어려워" 남한면적 21%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등서울·경기 대부분이 4가지 규제 동시 적용투기지역 풀려면 대출 규제등도 해제해야제도개선 흐지부지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 이종배 기자 ljb@sed.co.kr "하반기부터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다." (국정 브리핑, 3월14일) "지금 집을 사면 비싸게 사는 것이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10월23일) "몇달 후 집값은 장담 못하지만 몇 년 내 안정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 10월26일) '집값만큼은 꼭 잡겠다'던 정부의 자신감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자신감 상실은 더 이상 내놓을 규제나 대책이 없다는 당혹스러운 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 내에서는 투기와의 전쟁이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는 위기감도 팽배해지고 있다. 이미 남한 면적의 21.6%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 25개구 중 22개는 주택ㆍ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수도권의 웬만한 곳에는 ▦주택거래신고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지역 등 네 가지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고 있다. 양도세ㆍ재산세ㆍ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을 통한 이른바 '세금 폭탄'도 투하된 상태다. 하지만 시장은 정반대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토의 투기지역ㆍ지구화=재정경제부는 투기지역(주택ㆍ토지), 건설교통부는 주택거래신고지역ㆍ투기과열지구ㆍ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만 보면 주택투기지역의 경우 25개구 중 3개구(노원ㆍ도봉ㆍ동대문구)를 제외하고는 다 묶여 있다. 토지투기지역은 서울 전체다. 한마디로 25개구 중 22개구는 주택ㆍ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셈이다. 서울은 또 전지역이 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강남권ㆍ용산ㆍ마포 등 주요 지역은 주택거래신고지역이라는 또 다른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경기ㆍ인천의 경우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다. 아울러 이들 지역은 외곽 일부를 제외하고는 주택ㆍ토지투기지역으로 묶여 있다. 분당, 일산, 수원 영통 등 신도시 지역은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도 지정돼 있다. 지방의 경우 광역시는 모두 투기과열지구다. ◇세금대책 추가도 사실상 어려워=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방 건설경기 회복과 선의의 피해자 최소화를 위한 대책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투기억제 관련 지역ㆍ지구제도 개선이 흐지부지된 것이 단적인 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투기지역을 풀면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해제해야 하고 주택거래신고지역을 없애면 자금계획서 제출도 폐지해야 한다"며 "하지만 제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 힘들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세무조사 외에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도 정부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대목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가 자랑하는 부동산 세금은 이미 장기간 플랜이 확정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경기 침체 상황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세금을 늘리는 것도 어렵다. 분양원가 공개 역시 정부가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공개된다 해도 실효성을 거둘지 의문시되는데다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제대로 추진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추가대책 때는 부작용 커질 수도=위기에 몰린 정부가 자칫 부동산시장을 상대로 더 큰 액션을 취할 경우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참여정부 초기의 '부동산과의 전쟁' 선포를 다시 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가용 카드를 소진한 상황에서 시장 안정을 위한 극한처방을 들고 나올 경우 부동산시장 안정도 이루지 못한 채 전체 경제에 악영향만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일련의 시장 불안에는 부동산정책을 이념화하고 시장과 맞서며, 한편에서는 개발계획을 쏟아낸 게 크게 작용했다"며 "대선과 맞물려 또 다시 부동산정책을 이념화한다면 우리 경제는 더욱 큰 침체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입력시간 : 2006/11/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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