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초·중·고교가 학부모들을 상대로 반강제적인 「발전기금」을 모금하는 사례가 잇따라 가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올들어 서울지역 학교별 평균 모금액이 5,650만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아 연말까지 시내 807개 초·중·고교의 발전기금모금 총액은 지난해보다 100억여원 많은 4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전교조·교육자치북부시민연대 등 9개단체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서울지역 12개 초·중·고교의 발전기금모금 사례에 대한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초등교 5개·중학교 4개·고교 3개 등 조사대상 12개교가 올들어 16일까지 모금한 평균 금액은 5,650만여원으로 전체 학교운영비의 31.5% 수준에 달했으며 학교장 부탁이나 가정통신문 전달, 납부영수증 배포 및 수거 등 반강제적으로 모금이 이뤄지고 있다.
강남지역 A초등교의 경우는 1억500만여원에 달하는 발전기금을 걷어 칠판·TV·담장철망구입 등에 썼으며 동작구 B고교는 가정통신문 발송을 통해 1억원을 모아 출입문 교체·건물 도색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부교육청 관할 C초등교는 학생들에게 기탁서를 나눠 주고 5,000만원을 모금했으며 성동구 D초등교는 교장과 교감이 나서 모금을 요구했다가 학부모들의 문제제기 로 모금을 포기하기도 했다.
박경양 참교육 학부모회 부회장은 『학교운영비와 비교해 발전기금을 최고 70%정도까지 거두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정부가 기자재 확보 등을 위한 교육투자부담을 학부모들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발전기금 모금액이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나 교육환경에 있어서도 문제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불법적인 강제 모금 사례수집을 위한 제보창구(WWW.HAKBUMO.OR.KR)를 마련해 교육부와 각 지역 교육청에 시정을 요구하고 납부거부 서명운동과 함께 국회개원에 맞춰 관련법 폐지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최석영기자SY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5/1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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