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현대차 노조 또 파업?

“연말까지 24시간 공장을 돌려도 밀려 있는 물량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 충남 아산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을 찾았을 때 생산 라인에 있는 각종 로봇과 생산직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숨가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7월 한달간 계속된 노조 파업으로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 공장은 10월에도 주말 휴일 가운데 6일이나 특근을 했다고 한다. 회사 측은 그래도 물량을 맞추기 어려워 올해 생산 목표(기아차 포함)를 아예 412만대에서 390만대로 5%가량 낮췄다. 그런데 이처럼 현실적으로 조정한 수정목표마저 달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노조 측이 노사정 로드맵 분쇄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등을 명문으로 내세운 민주노총의 총파업(15일)에 가담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집행부는 2일 실시된 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구속도 각오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현대차 노조가 이번에도 파업을 벌이면 임금 협상 결렬과 민주노총의 총파업 동참 등을 포함해 올들어 벌써 6번째 생산 라인을 벗어나게 된다. 현대차는 이미 7월에 한달여간 이어진 노조 파업 때문에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회사 측은 어려운 경영 여건을 감안해 목표치까지 낮추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여념이 없는데 노조 측은 임금ㆍ복지 등과 무관한 정치성 파업으로 이에 재를 뿌리는 형국이다. “노사가 힘을 합쳐 두발로 뛰어도 모자랄 판에 노조가 정치적인 이유로 파업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여론의 따가운 질타도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굳이 이웃 일본의 도요타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어려울 때 힘을 모으고 잘나갈 때 경쟁력을 키워 앞날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노사 모두의 상식이다. 현대차 노조는 특히 국내 최대의 단일사업장이라는 점에서 파업 자체가 국내 모든 산업에 막중한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 노조는 해마다 여러 차례 반복돼온 습관성 파업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국민과 고객들의 차가워진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사측도 이번 만큼은 노조에 휘둘리지 말고 법과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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