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애플 아이폰 국내상륙 채비

美정부, 지난 한미 통상협의서 "위피 면제조건 확인해달라"<br>정부 "아이폰은 기업용이 아니라 면제 안돼"<br>美업체 공세강화 가능성…통상분쟁 불씨 될수도

지난해 6월 출시돼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사진)이 국내에 상륙할 채비를 하고 있다. 아이폰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정부의 위피(WIPI) 의무화 정책을 둘러싼 논란 역시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지난 21~22일 이틀간 진행됐던 한미 통상협의에서 미측이 우리나라 휴대폰의 무선인터넷 플랫폼으로 장착이 의무화된 위피의 면제조건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미측은 통상협의에서 최근 캐나다 림(Rim)사의 스마트폰 블랙베리가 위피 장착을 면제받게 된 이유와 조건을 타진하고 정부에 그 내용을 확인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미측이 블랙베리처럼 스마트폰으로 분류되는 아이폰의 위피 장착 면제조건 등을 알아보기 위해 관련 내용을 문의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애플ㆍ구글 등 미 정보통신(IT)업계가 한국시장 상륙에 앞서 자국 정부를 통해 관련 문제를 확인하며 진출 채비를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계 휴대폰업체들은 정부가 한국형 소프트웨어 진흥을 위해 의무화한 ‘위피’ 장착을 국내시장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기고 있다. 개발비용이 늘고 신제품 출시에 적잖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애플의 기존 아이폰은 유럽형 이동통신(GSM) 방식을 채택, 국내 사용이 안 되지만 다음달 출시할 3세대(3G) 아이폰은 SK텔레콤이나 KTF의 3G망을 이용할 수 있어 위피 장착만 면제받으면 곧바로 국내 도입이 가능하다. 국내 이동통신사 중 KTF는 특히 아이폰 수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 블랙베리의 위피 장착 면제조건이 아이폰에 적용될 수는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어 한미 간 통상 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블랙베리는 법인가입자를 대상으로 내부 인트라넷망을 이용해 업무용으로 쓴다는 조건 아래 위피 장착이 면제됐다” 며 “아이폰은 이런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아이폰 기능을 조정해 기업용 제품을 출시할 수는 있다. 특히 통신업계는 애플ㆍ구글ㆍ노키아 등 해외 휴대폰업체들이 국내 진출에 적극 나서며 장애물인 ‘위피 의무화’에 대해 날 선 공격을 가할 것으로 보여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도 빠른 기술발달로 휴대폰과 PC의 경계가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는 위피 의무화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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