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파산법은 '생명수'
'챕터11'조항 영업·채권·주식거래 허용-피해 최소화위해 신청 늘어
'파산은 새로운 기회.'
최근 파산하는 미국 기업들이 파산신청 이후 즉각 청산절차를 밟는 파산법 '챕터(Chapter)7'보다 파산 이후에도 영업 및 채권ㆍ주식거래를 허용한 법 조항인 '챕터(Chapter)11'을 신청하는 사례가 눈에 띄고 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챕터11을 신청하는 기업들은 파산신청 전에 채권자들과 구조조정 및 이후 처리과정에 대해 사전에 합의, 파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파산을 생존을 위한 새로운 기회로 삼고 있다. 특히 최근 파산을 맞은 기업들의 파산 원인이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영업 악화 및 부채증감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 기업 재건을 유도하는 챕터11이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경향에 따라 최근 챕터11을 신청한 대표적인 기업들은 항공사인 트랜스월드에어라인(TWA)을 비롯, 비즈니스뉴스 제공업체인 브리지 시스템스, 대표적 영화관 운영업체인 로우스 시네플렉스 등. 이들 기업들은 파산신청 전 채권자들과 사후 처리과정을 사전에 협의했다. TWA의 경우는 자산을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인수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었고 로우스는 캐나다 자본인 제럴드 슈왈츠의 지주회사인 오넥스의 컨소시엄이 인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전 협의 과정이 채권자 및 기업 관련자들의 이해에 따라 이루어지면서 기업들이 몇 년후 다시 파산을 신청, 결과적으로 기업을 신속하게 청산시키는 챕터7보다 더 큰 피해도 가져올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실제 최근 수년간 챕터11을 신청을 한 기업들의 경우 상당수가 2년 이내에 다시 파산 신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청산 절차가 신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측에서는 챕터11을 두번 파산한다는 의미로 '챕터22'라 부르며 "챕터11이 기회주의적인 기업가들에 이용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원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