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경기 뉴타운 "언제쯤 뜨려나"

각종 규제에 분당급신도시 겹쳐 '관심밖'<br>거래 거의 없고 집값도 10%이상 떨어져


‘분당급 신도시 열풍에 경기 뉴타운은 아예 뒷전(?)’ 지역민들의 큰 기대를 모으며 지난해 말 발표됐던 경기도의 1차 뉴타운 지역들이 쥐 죽은 듯 조용하다. 시장의 무관심 속에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떨어지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닻을 올린 서울시 뉴타운이 수년간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6일 각 지방자치단체와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의 11개 뉴타운 지역은 거의 예외 없이 거래부진과 집값 하락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도합 500만여평에 달하는 대규모 재개발이라는 강력한 호재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3월 경기 뉴타운 중 첫 재정비촉진지구로 정식 지정된 부천 소사ㆍ원미ㆍ고강지구 일대. 사업추진 속도가 가장 빠르지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파리만 날린다. 지난해 뉴타운 발표 직전 ‘손바뀜’이 활발히 이뤄진 뒤 거래가 거의 끊겼다. 경기도가 뉴타운 발표와 동시에 해당 지역들을 토지거래허가구역ㆍ건축허가제한구역으로 묶었기 때문이다.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대지지분 6평 이상의 집을 살 수 없고 건물 신축이나 용도변경도 허용되지 않는다.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수요가 원천봉쇄된 셈이다. 하지만 현지 중개업소들은 앞으로 4~5년간 단독주택ㆍ빌라 등에 거주할 수 있는 실수요자라면 충분히 투자이익을 기대할 만하다고 주장한다. 부천 소사본동 청구공인 박종민 대표는 “단독주택은 지분값이 평당 800만원대, 빌라는 1,500만~2,000만원선인데 인근 상동 지역 아파트 시세를 감안하면 투자가치는 충분하다”며 “문제는 투자여력이 있으면서 주거환경의 불편을 감수할 만한 실수요자가 얼마나 있겠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 주택시장의 침체와 분당급ㆍ명품 신도시에 대한 뜨거운 관심, 분양가 상한제 전면 확대 등도 뉴타운의 인기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대부분 지역의 집값이 뉴타운 발표 당시에서 제자리걸음하거나 많게는 10% 이상 떨어졌다. 광명 뉴타운의 노후 연립 지분값은 평당 1,500만원선까지 치솟았다가 요즘은 1,200만~1,300만원대까지 내렸다. 뉴타운 바람을 타고 우후죽순 들어섰던 중개업소들도 거래부진의 여파로 30~40% 정도가 가게를 내놓았다. 남양주 덕소 뉴타운 역시 지난해보다 평당 200만~300만원 정도 떨어져 지금은 평당 시세가 1,250만~1,300만원대에서 형성돼 있다. 시흥 은행 뉴타운은 연립주택 호가가 평당 1,300만원 정도를 부르지만 실제는 1,000만~1,100만원선에 간혹 거래된다. 구리 수택ㆍ인창이나 고양 원당 등도 매기가 끊긴 탓에 집값이 하락 추세다. 고양 성사동 한솔공인 이용세 대표는 “분당급ㆍ명품 신도시 쪽으로 관심이 많이 쏠리면서 이쪽은 열기가 많이 식었다”며 “지난해 발표 당시보다 10% 이상 떨어졌는데 매수세가 없으니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주거여건이 나은 준공 5년 안팎의 연립은 대지지분이 같은 노후연립에 비해 몸값이 훨씬 비싸다. 실수요자들이 당장 돈을 더 들이더라도 살기 좋은 집을 찾기 때문이다. 의정부시 뉴타운 사업 관계자는 “성급하게 뉴타운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주민들이 많지만 개발 이전에 지나치게 값이 오르면 문제가 많아진다”며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서도 지금은 오히려 차분히 가라앉아있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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