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GE, 한국식 오너경영 도입 추진


…인도법인서 한국식 경영시스템 실험, 신재생에너지ㆍ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한국기업과 손잡을 것.. 본지 단독 인터뷰

세계 최대의 글로벌 제조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 등의 한국식 기업경영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


황수(사진) GE코리아 사장은 최근 서울 청담동 본사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식 오너경영 시스템의 장점인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GE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현재 인도법인을 대상으로 총괄사장에게 모든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하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테스트 결과가 성공적일 경우 이러한 경영 시스템을 전세계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5월 GE 본사 임원단의 한국 방문에 대한 후속조치 차원에서 이뤄졌다. 황 사장은 “방한 당시 한국 기업들을 둘러본 본사 임원들은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한국 기업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며 이를 토대로 한국 기업의 경영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비전을 가진 오너와 업무실행 능력을 갖춘 전문경영인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위험감수(리스크테이킹)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을 이끌어간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차가 북미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실직자 구제 마케팅’이나 삼성과 LG가 매우 짧은 주기로 신제품을 내놓으며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사례, 한국 기업들이 중동 플랜트 시장을 석권하는 것 등이 모두 한국식 경영 시스템의 산물로 GE가 배울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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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는 한국 기업들과의 사업 협력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황 사장은 “GE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헬스케어ㆍ정보기술(IT) 등 세 가지 사업 분야에서 현재 몇몇 한국 기업들과 협력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GE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에서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성장축인 신재생에너지와 헬스케어ㆍIT 분야에서까지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한국은 글로벌 기업들에 굉장히 매력적인 투자요인을 갖춘 시장”이라며 “이제 GE는 대기업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유망 중소기업들의 잠재적 역량까지 눈여겨볼 정도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한층 깊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에 대해서도 그는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황 사장은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협력업체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유기적인 상호협력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일부 대기업들은 ‘나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폐쇄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7월부터 GE가 전세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에코메지네이션 챌린지’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사업은 스마트그리드와 관련한 유망기술 및 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해 총 2억달러를 지원하는 것으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100여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황 사장은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과 판매망이 없거나 방법을 몰라 고민인 중소기업들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특히 대한민국 국민의 창의성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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