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아 간디 인도 총리직 포기
정국 혼미… 새 후보로 싱 상원 원내대표 유력
인도가 총선 후유증으로 정치ㆍ경제적인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총리에 취임하기로 되어있던 소냐 간디 국민의회당 당수가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18일 밝혔다.
간디 당수는 반대파들이 이탈리아 출신인 자신에 대한 보이콧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데다 총선 승리 이후 경제마저 크게 휘청거리자 총리직에 오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간디 당수는 이날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국적이나 종교 문제 등 개인적인 공격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총리직을 맡을 수는 없다"며 총리직을 고사한 이유를 설명했다.
간디 당수는 또 "총리직을 고사하는 것이 인도의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후임 총리로는 전 인도 재무장관 만모한 싱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10일 끝난 총선 결과 좌파성향의 국민의회당이 승리하자 시장경제 개혁의 후퇴가 예상돼 자본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총선 결과가 발표된 지난 13일 이후 인도 자본시장에서 45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17일 뭄바이센시티브지수(SENSEX)는 두 차례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를 빚으며 16%나 폭락했다.
하지만 18일 소냐 간디가 총리직을 맡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8% 가량 반등하는 등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간디 당수의 총리직 고사에도 불구하고 인도 경제의 앞날은 아직 불투명하다.
총선거에서 6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며 연정의 파트너로 떠오른 좌파 정당들이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 경제개혁 조치를 무산시키거나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새 정부의 경제개혁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기 전까지 인도 금융시장이 당분간 혼미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기 기자 bk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5-19 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