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가장 소중한 것은 의(衣)ㆍ식(食)ㆍ주(住)이다.
의식주 중에서도 굳이 우선 순위를 매긴다면 그 으뜸은 무엇일까. 시대 상황에 따라 그 답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지난 50년도 이전까지만 해도 많은 국민들이 하루 세끼 제대로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비참한 생활을 해왔다. 당시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십중팔구 ‘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을 것이다. 60년대 이후부터는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먹고 입는 문제는 사실상 해결됐다.
오늘날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 ‘주’라는 답이 가장 많을 것이다. 주택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주택 보급률이 통계상으로 100%에 달했다고 하지만 서울 등 대도시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서울의 집값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 25평짜리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대학 졸업자는 15년, 고등학교 졸업자는 25년이 걸린다고 한다. 평범한 월급쟁이로서는 청춘을 바쳐야 겨우 집한 칸 마련할 수 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날로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내 집 마련 기간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난리다. 정부가 40년 만에 인구 늘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구감소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사교육비 부담 등 경제적 요인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출산을 방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주택문제가 아닌가 싶다.
자식을 낳아 기르려면 우선적으로 안정된 주거공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내 집 마련은 보통 힘든 게 아니다. 얼마나 힘이 들면 내 집 마련을 ‘인생의 꿈’으로까지 표현들 하고 있지 않은가. 참여정부의 주요한 정책 중 하나가 임대주택 공급확대다.
정부는 오는 2012년까지 매년 50만가구씩 모두 100만가구의 임대주택을 신축하기로 했다. 임대주택 평형도 경제성장을 감안 18평에서 최대 40평까지 확대할 모양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내 집 마련 기간을 대폭 단축시켜줘야 한다. 그래야만 안정된 기반 속에서 자녀의 수가 늘어날 수 있다. 임대자격 요건도 손질해 자녀 수를 기준으로 한 우선공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