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구속기소·12명 불구속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160여억원의 보험가입 리베이트를 제공한 보험사와 리베이트를 챙긴 기업체 전ㆍ현직 임직원 등 31명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검 형사9부(신남규 부장검사)는 17일 황모(55) H생명 전 대표 등 1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저축관련 부당행위)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김모(50) S정밀화학 상무 등 12명을 불구속기소 하는 한편 정모(56) H캐피탈 전 대표 등 6명을 지명수배 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 등 H생명 임직원들은 지난 97년 9월부터 지난 2000년 11월 사이 H캐피탈 등 19개 업체로부터 2,568억원 상당의 보험을 유치하면서 '사업비' 명목으로 245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 이 중 157억여원을 H캐피탈 등 보험가입 업체에 리베이트로 제공한 혐의다.
H생명은 설계사가 보험계약을 유치한 것처럼 꾸며 보험료의 5~15%를 타낸 뒤 가입시 현금제공, 해약시 원리금 보장, 회사채 고가매입 및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자금 245억원 중 157억여원은 리베이트로 지급됐으며, 15억여원은 김모(49ㆍ구속) H생명 전 감사 등이 개인적으로 횡령했고, 39억여원은 회사에 입금 처리되거나 업무추진비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H캐피탈은 H생명에 400억원 짜리 보험가입 대가로 56억3,000만원을 리베이트로 제공받은 것 외에도 H생명 모기업인 S양회의 기업어음(CP) 600억원 어치를 인수하고 11억7,0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말했다.
박모(57ㆍ불구속) D중공업 전 전무는 160억원 상당의 종업원 퇴직보험에 가입하고 회사채 매각손실금 보전 명목으로 35억여원을 받았으며, S정밀화학 김 상무는 150억원의 보험에 가입하면서 확정금리 보전 명목으로 21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모(42) M기계 전 차장과 강모(39)ㆍ주모(37) S미디어 자금팀장 및 과장, 오모(71) N건설 전 회장 등은 리베이트로 5,000만~1억7,000만원씩을 개인적으로 받아 챙긴 혐의로 모두 구속됐다.
안길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