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9월 29일] 올해는 農心과 함께하는 추석을

초록 일색이던 농촌 들녘도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여름 끝자락을 쉬 내줄 성 싶지 않던 따가운 여름 햇살은 저만치 자리를 비켜나고 있다. 음력 8월 15일은 우리나라 최대 명절의 하나인 한가위 중추절(仲秋節)이다.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맞이하는 추석은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삶이 고달프다 하여도 먼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금년 추석연휴는 주말을 포함한 3일에 불과하여 귀성· 귀경 등에 대한 여독을 풀기 어렵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피로감이 몰려든다. 기쁘고 즐겁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마음이 아프고 짜증이 나기도 한다. 더욱이 시골이 고향이어서 농촌의 생활을 접하다보면 가슴이 저미는 경우가 있다. 지금 우리 농촌은 수입개방이 급속히 진행되어,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농촌에는 어린아이 울음소리가 끊긴지 오래되었다. 농촌인구가 최근 25년 사이 삼분의 일로 줄어들고, 60세 이상 노인이 농촌인구의 40%에 이르는 등 이밖에 많은 것들이 우리 농촌을 힘들게 하고 있다. 고향의 현실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무심하다면 언제까지 고향 농촌이 우리를 기다려 주겠는가! 농촌은 우리네 삶의 뿌리이며 근간으로 뿌리가 튼튼해야 열매도 풍성하듯 농촌이 살아야 도시가 번창하고 우리사회 또한 조화롭게 성장해 갈 수 있다. 이제는 우리농민에게만 힘들게 맡겨놓았던 농촌을 우리 모두가 같이 짊어지고 가야 한다. 지금의 내가 여기에 서있는 이유도, 오늘의 힘든 일상을 견디게 하는 것도 건강한 고향 농촌이 버티고 있어 가능한 것이 아닐까? 누구에게나 고향은 원시적인 동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살이가 아무리 팍팍하고 힘들어도 명절 때 시간을 내어 고향을 찾아가 되새김질 하지 않으면 고향은 지푸라기처럼 삭아서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 이번 추석에 고향 농촌을 방문하면 우리 어르신들의 거친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고, 우리의 터전을 지키며 쌀 한 톨, 과실 하나라도 더 거두기 위해 밤낮으로 수고하신 보답으로 따뜻한 감사의 말씀을 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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