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8월 13일] 맥주 거품 차이가 성공 가른다

요즘 같은 찜통더위에는 시원한 맥주 한잔이 제격이다. 맥주잔의 넘칠 듯한 하얀 거품은 보기만 해도 마시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최근에는 맥주 거품이 살을 찌게 한다고 생각해 맥주를 마실 때 거품을 제거하고 먹는 사람들을 간혹 본다. 특히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이 그렇다. 하지만 맥주 거품과 살찌는 것은 연관이 없다. 거품을 구성하는 탄산가스는 맥주에 이미 많이 녹아 있고 살 찌는 것은 거품이 아니라 맥주를 얼마나 많이 마시는가 하는 맥주 자체의 양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오히려 맥주 거품은 적당히 있어야 신선하고 맛있다. 거품은 맥주의 톡 쏘는 맛을 내는 탄산가스가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막고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해 산화하는 속도를 늦춰주는 차단 막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신선한 맥주에는 일정량의 거품이 있고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500㏄ 기준으로 거품의 두께가 2㎝ 정도일 때 맥주는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여러 호프집을 다니다 보면 어떤 가게는 맥주잔에 거품을 아주 신경 써서 채우는 모습을 보게 된다. 반면 너무 많은 거품을 채워 손님에게 내놓는 경우도 있다. 사실 거품을 얼마만큼 많이 채우는가에 따라 손님에게 제공할 수 있는 500㏄ 맥주의 수량이 생각보다 제법 차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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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가게는 메뉴의 맛이라든지 매장의 청결상태, 종업원의 접객 태도 등도 우수한 경우가 많다. 당연히 손님이 많고 장사도 잘 된다. 무심히 넘어갔던 맥주 거품이 맥주의 맛을 살리는 것은 물론이고 매장의 존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비단 맥주 거품뿐만이 아니다. 오랜 기간 프랜차이즈 업계에 종사하면서 흔히 말하는 대박집과 쪽박집을 무수히 봐왔다. 여기서 얻은 결론은 사소한 차이가 중대한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은 매장의 비좁은 테이블이라 할지라도 옆 테이블과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파티션을 설치한다든가, 어떤 것을 고를지 망설이는 손님을 위해 추천 메뉴를 소개해 준다든가, 단골 고객을 위해 쿠폰 서비스를 제공한다든가, 찾아만 보면 얼마든지 사소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어느 광고 카피처럼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진심을 다한다면 성공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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