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하이트 진로 인수, 매각가-독과점 논란 확산

3조1천600억원의 매입가를 써내 진로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하이트맥주[000140]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시각이 가시지 않고 있다. '주류시장 천하통일'이라는 대형 재료에도 불구하고 매수가가 적정한 것인지,그리고 경쟁당국의 독과점 여부 심사를 통과할 지 아직 불확실하다는 배경에서다. 이때문에 지난 1일 진로 인수를 재료로 8.67% 급등했던 하이트맥주의 주가도 시장이 냉정을 되찾으면서 4일 8.92%나 급락, 9만7천원으로 되밀리며 발표 하루 전인지난달 말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증권은 이날 하이트맥주에 대한 보고서에서 진로 인수에도 불구하고 현 '보유'의견과 10만6천원의 목표가를 유지했다. 이의섭 애널리스트는 하이트의 진로 인수 자체는 ▲열세인 수도권의 점유율 확대 ▲유통망 공유에 따른 비용절감 ▲유통업체들과의 협상력 제고 등에서 긍정적이지만 높은 인수금액,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판단 등 불확실성이 높다는 의견을제시했다. 한화증권 박희정 애널리스트도 "인수가격의 적정성 측면에서 인수대금이 다소 과도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외부 자금조달에 따른 재무안정성 하락, 영업권 상각부담, 전환사채 발행 등에 따른 희석효과는 부정적 요소"라고 진단, '시장수익률 수준'의견을 유지했다. 동양종금증권은 가격문제보다 하이트맥주가 이미 계열사 하이트주조를 통해 소주시장에 진출해 있어 전북시장에서 하이트주조와 진로의 합산점유율이 94%에 이르기때문에 독과점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더 큰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과거 공정위는 경남지역 소주업체 무학이 부산지역의 대선주조 인수를 시도했을 당시 경남지역에 새로운 소주업체의 진입을 막을 수 있는 독과점적 결합임을 들어 불허결정을 내린 바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시각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해 모건스탠리는 하이트맥주의 입찰가격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하이트가 제시한 입찰가는 지난해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지표중 하나인 EV(기업가치:시가총액+순부채)/EBITDA(이자.세금 차금전 영업이익) 11.6배에 해당하지만 최근 업계의 M&A에서 인수가가 대개 이 비율 7∼9배 수준에서 결정된 점을 감안할 때진로의 브랜드가치와 시너지를 감안해도 높다는게 모건스탠리의 분석이다. 나아가 이번 진로 매각으로 엄청난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되는 진로의 주요채권자 골드만삭스는 아예 하이트맥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시장수익률 수준'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낮췄다. 하이트의 진로인수가 "시장에서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매입을 성사시키는 것이 필요했지만 예상보다 가격이 높아 재무적 이익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투자의견 하향 이유였다. 특히 리서치 담당부서와 고수익채권 운용부문간 업종별 '방화벽'(Fire wall)을 감안하더라도 지난달초 3조6천억원을 적정가라고 밝힌 골드만삭스가 예상보다 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투자의견을 낮춘 것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다소간 논란이 불가피해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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