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요건강화·주가하락 여파 투자금 회수도 미지수창투사 등 벤처캐피털의 상반기 투자와 경영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등록요건 강화로 기업공개(IPO)가 크게 줄어든데다 시장침체로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지는 등록기업이 속출하는 등 투자자금 회수도 어려워 벤처캐피털들의 상반기 실적과 투자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티비네트워크는 올 상반기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73억원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이다.
벤처투자 실적에서도 올해에는 250억원을 나타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2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금 회수가 힘들어지고 이는 다시 신규투자 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벤처투자 대신 기업구조조정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상반기 기업구조조정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7억원보다 2배가량 늘어난 5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기술투자는 지난해 상반기 28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이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 실적은 코스닥지수 하락으로 투자 규모를 크게 줄였던 지난 해의 174억원에도 못 미치는 120억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산은캐피탈은 올들어 455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600억원 가량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벤처투자 실적을 1,500억원으로 잡았지만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IPO 건수도 60개에서 30개로 절반 가까이 낮추었다"고 설명했다.
산은캐피탈은 벤처투자 매출이 전체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기업구조조정, 리스, 카드, 대출 등 금융자산 운용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꿀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창투사들이 잇따라 장내에서 보유지분을 매각하거나 등록전 장외에서 지분을 처분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났다"며 "앞으로 창투사들은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강화하는 등 수익원 다변화에 주력하고 신기술금융사는 금융자산 운용으로 눈을 돌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서정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