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昌)의 책사’로 4년 만에 정계로 돌아온 강삼재(55)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전략기획팀장으로 사실상 선거캠프를 총괄 지휘하는 좌장이다. 지난 10월 말 이 후보를 직접 만나 대선 출마 결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던 강 팀장은 이 후보의 뒷편에서 조용하지만 치밀한 내조로 선거 안살림을 도맡고 있다. 캠프에 정치력을 겸비한 국회의원 출신은 강 팀장이 유일해 그에 대한 이 후보의 신뢰와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강 팀장은 “핫라인으로 이 후보와 하루 10번 이상 통화한다. 보고하고 결심받을 게 있으면 즉시 한다”고 했다. 캠프 내에서는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이 후보와 다른 생각도 대외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사람은 ‘강 팀장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BBK 연루 의혹 제기에 이 후보가 소극적일 때 그는 “이명박 후보는 사퇴를 고민해야 한다”고 공세를 펴며 총대를 멨다. 이 후보 선거사무소가 있는 남대문로 단암빌딩 2층 전략기획팀에는 팀장 방이 없다. 회의 탁자 한쪽에 강 팀장의 의자만 있을 뿐이다. 그 자리에서 27일 얼떨결에 기자를 맞은 그는 “지금은 워낙 열악하니까…”라며 웃었다. 그래도 그는 “살림은 이래도 결집력은 대단하다”고 캠프를 자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5선 의원 출신의 선거지략가는 솔직했다. 강 팀장은 “검찰의 BBK 수사 발표가 있으면 판세가 크게 한번 흔들릴 것”이라고 BBK ‘한방’에 기대를 숨기지 않으며 “이명박 후보가 낙마할 정도로 타격을 입으면 좋지”라고 말했다. BBK로 이 후보가 중도탈락하지는 않아도 20% 초반이라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12월 초순 30%대로 올라설 것으로 강 팀장은 장담했다. “정동영 후보는 어떠냐”고 묻자 그는 “막판 호남표 결집에 후보단일화가 되면 지지율이 좀 오르겠지만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이번 대선은 ‘이-이 싸움’으로 2% 내외의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에 승리하려면 37%는 넘어야 한다”고 분석한 그는 “37~39%면 당선권으로 투표일 7일 전까지 30% 중반대에 이른 후 막판 최선을 다해 고지에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명박 후보와 보수 후보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제 단일화를 말하려면 BBK나 자녀 위장취업 등으로 부도덕성이 드러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명박 후보가 물러나는 것을 얘기해야 한다”며 선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