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면밀한 대응 필요한 환율하락세

서방 선진국들이 아시아 각국에 대해 통화절상 압력을 강하게 넣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 회동한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20일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환율시장을 더욱 감시할 것이며 적절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성명은 20% 가량 저평가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중국의 위앤화를 평가절상하라는 압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과도하게 환율시장에 개입한다는 지적을 받아 온 일본과 한국 및 타이완 등도 겨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당국의 적극적 개입에도 불구하고 엔화가치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엔화는 지난 19일 뉴욕시장에서 한때 달러 당 113엔대 중반까지 올라 2년9개월만에 최고시세를 기록했다. G7회의에서 외환시장 개입을 견제하는 성명이 채택된 데다 일본경제의 최근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강세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플라자 합의 이후 85~94년까지 엔화 강세시에 한국은 이른바 `엔고` 특수를 누렸다. 당시엔 한국이 원화를 달러에 고정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원화가 엔화와 동반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불리한 입장이다. 엔화 가치 상승이 원화 가치 상승(월/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4월 달러 당 1,258원까지 올라갔던 원/달러 환율은 22일 현재 1,150원대로 100원 가량 떨어진 상태이며 달러 약세 기조를 감안할 때 당분간 하락 추세가 불가피하다. 환율 하락은 수입물품의 지급부담 감소 같은 플러스 효과도 있으나 그보다 마이너스 효과가 훨씬 더 크다. 무엇보다도 수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그것이다. 투자와 소비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마저 증가세가 꺾이면 국내 경제는 설상가상(雪上加霜)의 형국이 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당국은 환율조작의 `오해`를 받지 않는 선에서 환율의 안정을 위해 지략과 테크닉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투기세력과 가수요가 환율변동을 더욱 증폭시키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이 언제까지 절상압력에 버티기를 할지 불분명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위앤화의 평가절상은 유ㆍ불리가 중첩돼 있어 대처방법에 따라 득실이 달리 나타날 것이다. 기업들도 새로운 환율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우선 선물환헷지, 환율변동보험 등을 통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수출 상품의 고부가가치화 및 일류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

관련기사



현상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