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동의류·혼수제품 매출 크게 늘어백화점들이 올 가을 정기세일에서 20%안팎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당초 우려와 달리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 및 테러사태 여파 등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우려되는 가운데 백화점들은 지난 12일부터 열흘간의 가을 정기 세일 기간중 지난해 세일 때 보다 매출이 15~21%씩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그 동안 매출 신장을 주도했던 고가 잡화류와 영캐주얼 의류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해 경기 위축에 따른 알뜰 소비패턴이 20대 젊은층으로까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의 경우 이번 세일기간중 12개 기존점에서 모두 2,602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세일기간(17일)의 하루 평균 매출액(2,177억원)보다 19.5%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는 서울 4개점에서 901억원의 매출액을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했으며 신세계도 기존 6개점에서 21.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뉴코아는 10개 점포의 세일 매출이 588억원에 달해 지난해 보다 25%나 신장했다.
이처럼 가을 세일이 호조를 보인 것은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추동 의류가 많이 팔려나간 데다 가전 및 가구 등 혼수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롯데 본점의 경우 지난 봄 윤달로 인해 결혼을 미뤘던 예비 신혼부부가 몰리면서 가구와 가전제품의 매출 신장률이 각각 38.5%, 43.1%에 이르러 전체적인 세일 매출을 주도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아울러 백화점들이 추석 직후 세일매출 타격을 우려해 예년과 달리 대규모 경품행사를 앞다퉈 실시한 것도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을 줬다.
특히 롯데 본점의 경우 잡화와 영캐주얼 품목의 매출이 10%수준에 그친 반면 중저가 의류매장인 멀티 캐주얼의 매출 신장률이 최고치인 67%로 치솟아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20대 고객들마저 저가 제품을 집중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 영업전략실장 박광혁 이사는 "가격대가 높은 겨울 상품의 판매가 비교적 활기를 띠었으며 특히 해외 명품과 남성 의류의 신장률이 30%를 웃도는 등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면서 "추석 시즌에 폭발적으로 팔려 나갔던 상품권이 본격적으로 회수된 것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