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물가이어 금리마저…" 추석 앞둔 서민·中企 시름


은행들이 9월부터 내부 기준금리를 올리기로 하면서 금리인상 바람이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과 중소기업대출로 확산되고 있다. 은행들이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내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출금리 인상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출이 늘어나는 추석을 앞두고 서민가계와 중소기업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부 기준금리 속속 인상=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 산정의 기본이 되는 내부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9월부터 본점과 지점 간 거래할 때 적용하는 내부 기준금리를 연 0.30%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이 내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일반적으로 내부 기준금리가 오르면 지점은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낮춰야 한다. 예를 들어 내부 기준금리가 연 6.0%였을 때는 지점에서 고객에게 연 6.3%로 대출해도 이익을 보지만 내부 금리가 연 6.3%가 되면 대출금리도 그만큼 인상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다만 우리은행은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이번 내부 금리인상을 대출금리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기업은행도 변동금리형 대출에 적용되는 내부 기준금리를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0.20%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안정에도 불구하고 9월 첫째 주 기업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71~8.31%로 전주보다 최고 0.21%포인트 상승했다. 내부 기준금리를 매달 변경하는 외환은행은 9월 기준 금리를 최고 0.30%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리더스론의 금리는 7.37~8.07%로 지난달에 비해 0.26%포인트 오른다. 앞서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9일 신용대출의 기준금리를 0.10%포인트 인상했다. 씨티은행은 3월 중순부터 8차례 금리인상을 통해 총 0.65%포인트나 올렸다. ◇서민가계ㆍ중소기업 깊어지는 시름=은행들은 중소기업대출 금리도 높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대출 금리 인상시점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조달비용이 올라가면서 금리인상 요인이 생겼다”며 “시중금리의 변동 추이를 지켜본 뒤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신용등급별로 적정 이윤을 확보하는 선에서 대출할 것을 지점에 권고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도 출혈경쟁을 막고 적정마진을 내기 위해 영업점장 전결금리권을 제한하고 있다. 서민가계와 중소기업은 고환율과 고물가에 금리마저 치솟으면서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446조6,000억원 수준이다. 대출금리가 연 1%포인트만 올라도 연간 이자부담은 약 4조5,000억원 정도 증가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이자부담 증가와 고환율ㆍ고물가 등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실질소득 증가율이 0%대인 상황에서 이자율과 환율ㆍ물가 등이 높아지면 소비위축 현상이 심해지고 경제주체들의 고통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 경제안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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