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스펠드의 전쟁에서 콜린 파월식 전술로.`미군의 주력 부대가 사담 페다인 등 이라크 비정규군의 완강에 저항에 부닥치면서 바그다드 공략 전술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31일 지금까지 미군의 이라크 전쟁 양상이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이 군 구조 개편의 미래상을 구현한 `럼스펠드식 전쟁`이었다면 앞으로는 1991년 걸프전 때 콜린 파월 당시 합참의장의 전술로 회귀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공군력의 정밀 타격, 정보전, 특수 부대를 활용한 지상전의 신속 전개 방식에 한계가 드러나면서 진격 속도는 느리지만 압도적인 군사력의 사용을 강조하는 육군의 재래식 전술로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술 변화를 무엇보다 일선 지휘관들이 선호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일선 사령관들이 1차 걸프전 당시처럼 공습으로 이라크 전장을 평정하는 동안 지상 병력의 규모를 늘릴 시간을 갖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바그다드 주변의 보병 3사단은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 6개 사단이 지키는 바그다드를 공략하기 앞서 며칠 혹은 몇 주간 제 위치를 고수한 뒤 텍사스 기지를 출발한 제4 기계화사단의 도착을 기다리는 `전투 휴지기`를 갖기를 바라고 있다는 게 워싱턴 포스트의 관측이다.
하지만 미국 전쟁 지도부의 생각은 다르다. 토미 프랭크스 중부군 사령관은 지난달 30일 “바그다드에 바짝 다가선 3사단 병력에 대한 증원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바그다드 공격을 연기할 것을 명령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실제로 미 3사단은 31일 낮 바그다드 남쪽 80㎞ 지점인 힌디야에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와 치열한 전투를 전개, 바그다드 공략 작전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음을 시시했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이 같은 전투는 제한적 상황이며 결정적인 바그다드 공격 작전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군사 전문가들도 이라크 사담 페다인 등 비정규군의 후방 기습, 보급선 확보의 필요성, 혹독한 시가전 전망 등을 고려할 때 병력이 충분히 충원되기까지는 본격적인 공세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럼스펠드 장관이나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등 전쟁 수뇌부는 지상군의 충원 또한 전쟁 계획에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뉴욕 타임스는 그러나 “그 말이 일반적으로 맞을 수 있으나 진실을 전부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앞으로 몇 주, 몇 달에 걸쳐 이라크에 파견되는 병력의 주 임무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체제 붕괴 후 이라크 안전을 확보하는 데 있었다는 것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미주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