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업전환 성공기업을 찾아서]<3> 경성엔지니어링

건축물 펌프설치서 하수처리 설비업체로 전환<br>2010년 매출 100억 돌파 목표


경성엔지니어링은 아파트나 일반건축물에 펌프를 설치하는 회사에서 하수처리장에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수처리 기자재 회사로 사업을 전환한 업체다. 경성엔지니어링이 창업한 시기는 94년. 김정주(사진) 경성엔지니어링 대표는 LS전선(옛 LG전선) 중공업사업부에서 설계업무를 맡았던 엔지니어 출신이다. 김 대표는 5년간의 대기업 직장생활을 마치고 장한기술에 입사해 다시 5년간 부스터펌프 기술을 국산화 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장한기술에서 익힌 기술은 경성엔지니어링을 창업하는 밑거름이 됐다. 경성엔지니어링이 창업초기 주력했던 품목은 부스터펌프와 밀폐형 팽창탱크. 과거에는 아파트 옥상에 고가수조를 설치, 자연낙하의 힘으로 발생한 압력을 통해 수압을 높여 각 가정에 공급했지만, 옥상에 둔 물탱크가 미관상 좋지 않고 고도제한에 걸리거나 건축면적을 줄이는 등 경제적으로도 손실을 미치자 부스터펌프 도입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부스터펌프는 옥상에 별도의 물탱크 설치 없이 저층가구부터 고층가구까지 물이 콸콸 나오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밀폐형 팽창탱크란, 냉ㆍ난방배관을 대기 속 공기와 접촉되지 않도록 차단해 배관수명을 연장하고, 배관 내 물의 온도변화에 따라 물의 부피가 팽창하는 것을 흡수, 유지하도록 만든 탱크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외국산 제품이 대부분이었던 부스터 펌프와 밀폐형 팽창탱크는 국산으로 활발하게 대체됐고, 경성엔지니어링은 이 제품만으로도 사업을 유지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사업환경은 빠른 속도로 바뀌었다. 2000년대 들어 국내 펌프회사는 100여 개로 늘었고, 저가 중국제품까지 시장에 밀려들어오면서 펌프시장은 포화 상태가 돼버렸다. 경성엔지니어링 역시 매출규모가 더 커지긴 한계가 보였고, 수익률은 자꾸 떨어졌다. 잘나가던 부스터펌프 중국산에 밀려 사업방향 틀어
비점오염원 저감시설 개발성공…동남아수출 모색도
김 대표는 펌프 납품처를 경쟁이 치열한 일반건축물에서 관공서가 발주하는 하수처리장, 정수기 등 플랜트 분야로 방향을 틀면서 수처리기자재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2004년 부도가 난 납품업체 정수펌프를 인수하면서부터. 정수펌프는 하수처리용 슬러지펌프를 생산하던 업체였다. 경성엔지니어링은 기업 인수를 기점으로 특허기술 상용실시권을 확보하고 업종에 ‘비점오염원 처리 설비 제작업’을 추가하는 등 사업전환을 시도했으나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다. 이때 도움을 준 것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사업전환 지원사업이다. 경성엔지니어링은 중진공으로부터 사업전환에 소요되는 운영자금 2억원을 지원 받고, 사업전환기술개발 지원 7,000만원으로 비점오염원 처리 설비 제조에 관한 기술개발에 역량을 모았다. 경성엔지니어링이 집중했던 분야는 수처리기자재 중에서도 비점오염원저감시설이다. 정부가 2006년 신규로 설치되는 도시ㆍ산업단지 등에 대해 비점오염저감시설 설치를 의무화 하면서 신규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비점오염저감시설 대부분은 수입 제품이었다. 경성엔지니어링은 사업전환 후 첫 작품으로 지난해 1월 환경관리공단이 발주한 구리시 비점오염원초기처리시설 시범사업에 협력업체로 참가했다. 김 대표는 이 시설이 올해 말 준공돼 그 효과가 증명되면 본격적인 사업 확대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매출은 52억원. 올해는 65억원을 예상한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알차다. 지난해엔 52억원 가운데 20%인 10억원 가량이 비점오염원저감시설에서 나왔지만, 올해는 65억원 가운데 50%인 30억원이 비점오염원저감시설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신규사업을 시작하기 전엔 매년 400~500건의 계약을 해도 단위가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에 불과해 건수가 많아도 액수는 적었지만, 이제는 건수가 줄어도 1억~10억 단위로 계약 단위가 커져 수익성이 훨씬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경성엔지니어링은 2010년까지 매출 100억원 돌파가 목표다. 이를 위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도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엔 대기업을 통해 적도기니, 베트남 등의 수처리기자재 사업에도 참가했다. 김 대표는 “3~4년전 펌프사업의 확장을 위해 해외진출을 타진해봤지만 펌프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현재는 대기업을 통해 수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동남아, 아프리카 등 유망한 시장에 직접 수출하는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 : 중소기업청 , 중소기업진흥공단
■ 비점오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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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점오염원(Non-point Source Pollution)은 점오염원과 달리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오염을 뜻한다. 즉 점오염원이란 공장폐수나 생활하수 등 일정한 지점에서 오염물질이 모이지만, 비점오염원은 논ㆍ밭 등 농작지나 도시의 공사장, 도로 등 불특정 장소에서 빗물과 함께 흘러 들어오거나 땅으로 스며드는 오염물질이다. 비점오염원은 폭 넓은 지역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고, 처리 또한 쉽지 않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물 환경관리는 공장폐수, 생활하수 등 비교적 관리하기 쉬운 점오염원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수질개선 효과가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자 비점오염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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