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안개 누구도 장담못해
오늘 美대선 결정의 날
40년만에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후보의 최종 승부는 불과 수천 명의 유권자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플로리다, 미시건 등 접전지역에서 박빙의 승부에 의해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거 하루전까지 두 후보 모두 당선권인 270명에 크게 못 미치는 200명 안팎의 선거인단을 확보한데 그치고 있다. 125명(뉴욕타임스)~133명(로이터)의 선거인단이 아직 유동적인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부시후보가 222명(209명 확실, 13명 우세), 고어후보가 191명(168명 확실, 23명 우세)을 확보했다고 분석했고, 로이터는 부시가 209명, 고어가 196명을 획득했다고 분석했다. 어느 조사결과에서나 막판까지 승부를 점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승부는 적게는 6개주, 많게는 12개주의 선거인단을 누가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있고, 이들 주에서의 득표차이는 불과 수천 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승부처는 플로리다(선거인단 25명), 미시건(18명), 테네시, 워싱턴, 미주리, 위스컨신(각 11명), 미네소타(10명), 오레곤, 아이오와(각 7명), 아칸소(6명), 뉴햄프셔, 메인(각 4명) 등이다.
○…이번 선거의 또 하나 특징은 연고가 강한 지역에서 두 후보 모두 고전하고 있다는 점.
플로리다는 조지 W 부시후보의 동생 젭 부시가 주지사로 있지만 노인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부시의 사회 및 의료보장정책이 노인층의 부담을 더 크게 만들 것이라는 고어후보의 공세가 먹혀들고 있다.
반면 고어의 고향인 테네시와 클린턴의 고향인 아칸소에서 부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전통적인 민주당편인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미시건도 이번에는 일방적인 고어지지를 거부하고 있다.
◇…막판까지 승부를 점칠 수 없는 팽팽한 접전에도 불구,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매우 낮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96년 선거의 투표율이 49%로 7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는데, 이번에도 그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양측 모두 지지층을 넓히는 것 못지않게 지지유권자를 투표장에 끌어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접전지역에서 지지유권자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양당 모두 동네별 조직까지 구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결과가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업계 및 증시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대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공화당의 부시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특히 제약, 담배, 의료보험회사의 경우 민주당의 고어후보가 당선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약주의 경우 지난주말 부시후보의 음주운전 사건이 터지자 부시의 낙선가능성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는 바람에 주가가 떨어졌을 정도다. 고어는 반(反)대기업정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클린턴행정부에서 독점소송을 당한 마이크로소프트도 부시편에 서있다.
그러나 뉴욕 증시는 두 후보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연말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11/06 18:05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