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 대기업, 사스 덕 봤다

한국기업들이 사스(SARSㆍ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 홍역 이후 중국시장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을 투혼과 의리의 파트너`라고 보는 중국인들의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한국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경쟁 대상인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현지 시장점유율 1위로 뛰어오른 등 기반을 확실히 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이 사스 위기를 기업 이미지 향상과 매출 확대의 기회를 활용,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중국 프로젝션TV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일본 도시바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점유율이 지난 2월 14.4%에서 5월에는 20.2%로 수직 상승했다. 우남균 LG전자 디지털 디스플레이ㆍ미디어 사업본부장(사장)은 “경쟁업체와 달리 임직원들이 현지를 고수해 `아이 러브 차이나(I LOVE CHINA)` 이벤트, 사스 극복을 위한 공익 광고 등 본토 기업들도 생각하지 못한 대대적인 캠페인 펼쳤다”며 “의리를 중시하는 중국 유통업체들이 이에 대해 매출로 보답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브랜드 이미지가 향상되면서 노트PC 판매량이 올 초 월 1,000~2,000대에서 지난달에는 5,000대로 크게 뛰어올랐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 13일 베이징에서 사스 극복을 축하하기 위해 류치 당서기, 이형도 삼성 중국본사 회장을 비롯해 2만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배 러닝 페스티벌`을 후원, 호평을 받았다. 사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는 TFT-LCD 업체도 마찬가지다. 사스 파문으로 타이완ㆍ일본 업체들이 신제품 양산시기를 보류하는 등 위축된 모습을 보인 반면 LG필립스 LCD는 지난 5월 난징(南京) LCD 조립공장 가동에 들어갔으며 삼성전자도 쑤저우(蘇州) 조립 공장을 7월부터 조기 가동키로 해 대조를 이뤘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동행했던 정몽구 회장이 현지에서 국빈에 버금가는 환대와 함께 한국인 최초로 베이징 명예 시민증을 받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스 파문 때 합작사인 베이징 현대기차가 오히려 생산 목표를 초과 달성, 강한 인상을 남긴 이후 중국 지도부가 각종 사업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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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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