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한기택 부장판사)는 28일 당직근무 중 술을 마시고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된 경찰관 이모씨의 유가족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건강 검진에서 간장질환 의심 소견과 음주, 흡연을 자제하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는 단순히 건강을 위해 음주를 삼가라는 정도의 일반적지적"이라며 "음주 뒤 수사회의에 참석하고 사건 통화 내역을 분석하는 등 계속 일한 점을 볼 때 음주가 중대한 과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의 음주 사고는 술을 마신 모든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질병 등 발생, 악화나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과다하게 술을 마신 경우만을 말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해 4월 혈중알코올농도 0.1%의 술을 마신 상태에서 당직 근무를 하던 중 다음날 아침 책상 의자에 앉아 뒤로 기댄채로 숨진채 발견됐다.
이씨의 유가족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음주,흡연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도 이씨가 무리하게 술을 마셨기 때문에 중대 과실에 해당한다며 보상금을 절반만 지급하자 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