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특별기고] 에너지 외교 성과와 전망

2000년대 들어 국제원유가가 점차 상승세를 보이더니 지난 2006년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원유의 배럴당 가격이 60달러를 넘어 고유가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일일 원유수입량이 230만배럴을 넘어 미국ㆍ독일ㆍ일본에 이어 세계 4대 원유수입국인 우리나라로서는 국제원유가의 급등에 대처해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태양열ㆍ풍력ㆍ조력 등 환경친화적 대체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석유공사와 우리 기업들은 정부와 협조하에 나이지리아ㆍ베트남ㆍ예멘ㆍ영국의 북해, 페루ㆍ러시아의 캄차카해 등에서 유전을 확보하면서 에너지 자급률을 오는 2013년까지 18%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2013년엔 자급률 18% 달성 해외 에너지 개발은 탐사부터 생산까지 위험도도 높고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이다. 또한 대부분의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 상류 부문(upstream)을 국가가 독점해 외국 기업의 진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런 가운데 중앙아시아는 우리의 에너지 자급률 제고 노력에 새로운 개척지가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원유 업계에서 30년 만의 최대 발견으로 일컬어지는 카스피해상 카샤간 유전을 보유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은 새로운 에너지의 공급처로서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이미 텐기즈(Tengiz)등 육상 유전에서 일산 130만배럴을 생산하는 주요 산유국이다. 또한 카자흐스탄은 가채 매장량이 300억~500억배럴로 추산되는 카샤간유전에서 생산이 본격화하는 2015년께는 원유 생산을 하루 약 300만배럴 이상으로 증가시켜 세계 5대 산유국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것이 국제 사회의 평가다. 카자흐스탄이 주목받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원유 생산 부문의 개방성이다. 이 나라에는 소위 원유 메이저들이 모두 진출해 있고 정부는 국가 소유 육상 광구탐사권을 매년 국제입찰에 부친다. 우리나라도 2004년 무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최초로 방문한 이래 모두 6개 유전의 탐사권을 확보해 생산을 위한 준비를 진행시키고 있다. 이러한 대외 개방적 에너지시장정책으로 인해 카자흐스탄은 연평균 10%의 경제성장을 구가하며 막대한 원유수입을 산업 다변화 추진에 투입하고 있고 우리 기업들은 정보기술(IT), 석유화학, 사회간접자본 건설시장 등 부문에서 카자흐스탄 진출에 본격 착수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의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는 데 중요한 재원의 문제도 에너지 협력기금의 확대, 사적펀드 조성 등을 통한 해외 투자 자유화정책에 힘입어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우리를 비롯한 국제 사회의 에너지 외교가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카자흐스탄에 주재하면서 느끼는 것은 에너지 자급률의 제고는 우리 기업들이 현장에서 검은 황금을 찾고자 발로 뛰면서도 이뤄지지만 발전성 있는 생산 광구를 바로 인수하거나 유망한 탐사 광구의 지분에 투자함으로써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문가 양성·해외투자 확대를 중국은 이미 카자흐스탄에서 2005ㆍ2006년간 각각 43억달러, 19억달러를 투자해 2개의 생산 광구를 새로 인수했고 일본은 세계 최대 유전 중의 하나인 카샤간해상유전 컨소시엄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했다. 최근 이코노미스트지는 미래의 세계 경제를 경제적 포스트모던의 시대로 규정하고 새로운 시대의 부는 금융과 지식 기반 산업에서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우리의 해외 에너지 확보전략도 원유탐사나 직접 생산에 노력을 계속 기울이는 한편 에너지 전문가를 양성하고 금융기법을 동원한 입체적인 접근을 통해 새로이 전개되는 ‘금융의 시대’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기회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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