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21일] 미국發 금융불안 장기화에 대비해야

미국발 신용위기의 파장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미국 국책 모기지회사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경영난이 심화돼 이제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길밖에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공적자금 투입설에 지방은행 연쇄 도산설, 투자은행 추가 상각설 등이 나돌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안과 불신이 날로 커져 주가는 맥을 못 추고 금리는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불씨가 사그러들지 않고 더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큰 걱정이다. 일부에서는 지금의 신용위기가 시작일 뿐이며 오는 2010년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수개월 안에 모기지 사업에 집중적으로 손을 댔던 미국의 소형 은행들의 파산이 늘 것이며 대형 투자은행들도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발 신용위기는 글로벌 금융의 위기이자 세계경제의 위기이기도 하다. 신용위기가 가라앉지 않으면 금융시장은 더 경색될 것이고 세계경제의 회복시점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에서 비롯된 금융불안으로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들은 지난 2ㆍ4분기 십수년 또는 수년 만에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어렵다. 다른 나라에 비해 충격은 덜하지만 우리도 미국발 신용위기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발행한 채권에 370억달러의 보유외환을 투자한 한국은행은 미국 은행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의 경고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한은은 미국 정부가 국채에 대해서는 암묵적 보증을 해왔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미국 모기지 채권에 투자해 상당한 손실을 본 국내 증권ㆍ보험ㆍ은행들도 마찬가지다. 금융당국도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세계적인 금융경색으로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자금조달에 애를 먹고 있으며 저축은행의 경영난 심화 등 불안요인이 증폭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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