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8월 분양되는 판교 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의 실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90%로 정해짐에 따라 기대만큼 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청약을 위해 최소 1억3,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준비해야 하고 계약 뒤 5년간 집을 팔거나 재당첨 될 수 없다는 부담도 적지 않다.
그러면 전용면적 25.7평 초과 판교 중대형의 청약 대열에 뛰어들 필요가 없어진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목돈 마련이 가능하고 실거주 목적이라면 최고의 주거환경을 갖춘 ‘블루칩’ 아파트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단 판교 중대형 아파트에 청약하려면 무조건 주택채권 매입 상한액을 써내야 한다. 청약예금 동일 순위 중 최고가를 써 낸 사람이 당첨되기 때문이다. 주택채권 매입에 따른 손실액은 평수와 주변 시세에 따라 달라지지만 최소 1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청약자는 계약금 10%와 채권 손실액을 합쳐 적어도 1억3,000만~1억4,000만원 이상을 8월 전에 준비해야 한다.
당첨되면 향후 5년간 전매와 재당첨이 제한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제한기간이 10년인 25.7평 이하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실거주가 아닌 투자목적의 청약은 곤란하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판교 신도시의 가치는 여전히 최상급이기 때문에 자금사정이 양호한 수요자는 청약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중대형의 청약 경쟁률이 예상보다 낮아지겠지만 강남의 대체 신도시로서 뛰어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중대형 수요가 줄을 설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판교만 고집할 게 아니라 내년에 나오는 하남 풍산지구나 파주ㆍ김포 신도시 등 대체 청약지를 찾아봐도 괜찮다. 현금 동원이 어렵지만 중대형을 원하는 수요자들은 공공택지의 중대형 전ㆍ월세 임대에 들어간 다음 훗날을 기약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