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 경제학에서 보는 금리와 주가

전통적 수요·공급 원리외에 기업경영 향방등 변수 많아단기금리의 조정권한을 가진 그린스펀의 한마디에 월가 뿐만 아니라 전세계 증시가 일희일비한다. 금리인하 소식이 들리면 주가는 급등하는 반면 금리인하가 기대에 못 미치면 주가는 곤두박질친다. 마치 그린스펀이 금리라는 요술방망이를 들고 전세계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왜 금리변동에 주가가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금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금리가 변하면서 주식시장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금리 변화가 주가의 기본인 기업가치를 변화시킨다는데 있다. 주식시장에서 금리가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주식 대체재의 수익률이 금리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자수익률인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금리에 연동되는 대부분의 자산들(채권, 예금, 부동산)의 수익률이 올라가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을 떠나게 된다. 반면 금리가 내려가면 자금의 흐름은 수익률이 낮은 채권시장이나 은행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여 주가를 자극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수요ㆍ공급의 분석만으로 주가 변화를 예측할 수 없다는데 있다. 주식시장의 가격결정요인은 수요ㆍ공급의 논리뿐만 아니라 기업의 적정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주가의 적정가치는 기업의 예상수익에 비례하고 투자자들의 목표수익률에 반비례한다.투자자들의 목표수익률이 높을수록 적정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따라서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의 목표수익률도 같이 올라 적정가치를 떨어뜨리고 금리가 하락하면 반대로 목표수익률이 낮아져 주가는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이론에는 항상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금리의 변동이 기업의 생산을 위축시켜 예상수익의 변화도 초래한다는 것이다. 최근과 같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신규자금에 대한 수요도 없을 때는 금리의 하락보다 기업의 예상수익이 더 커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업에 대한 신뢰 추락과 미래의 수익전망의 하락은 금리하락 효과를 덮어 버린다는 것이다. 상반기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30%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취약한 산업구조를 드러냈다. 경기부양을 위한 지속정인 금리인하가 자칫 물가를 올려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수요기반을 흔드는 역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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