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경영권 분쟁 와중에 일부 `백기사' 역할을표방하며 출시된 인수합병(M&A) 테마 펀드들이 극심한 판매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3일 자산운용협회와 한국펀드평가 등에 따르면 대한투신운용의 `대한FirstClass가디언펀드'의 경우 지난달 30일 현재 설정액이 5천800만원이다.
설정일인 3월17일 이후 영업일 수가 10일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판매액이580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또 우리자산운용의 `우리토종기업혼합형펀드' 역시 지난달 15일에 설정된 뒤 12영업일 동안 판매액이 9억6천200만원에 그치고 있다.
이들 두 펀드는 기업가치가 우수하지만 지분구조가 취약한 기업으로 M&A 대상이될 수 있는 토종기업에 투자해 경영권 분쟁 등에 따른 수익을 추구하는 개념을 도입,KT&G의 경영권 분쟁과 맞물려 틈새 상품으로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또 운용사 측에서는 보유 지분을 활용해 외국자본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는 토종기업의 `백기사'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홍보에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단순투자 목적의 공모 펀드를 적대적 M&A의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문제가 있다며 제동을 건 바 있다.
더욱이 주식시장이 횡보하면서 이처럼 극심한 판매 부진까지 겹쳐 당초 기대했던 `백기사' 역할은 물론, 제대로 된 펀드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판매가 부진해 당분간 제대로 된 펀드 운용도 어려울 것 같다"며 "그러나 펀드의 기본 개념이 매력적인 만큼 장기적으로 보고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와이즈운용의 `현대히어로토박이펀드'의 경우 지난달 27일 설정 후 4영업일만에 5억1천1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려 최근 출시된 유사 펀드 가운데 그나마 판매 실적이 좋은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