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하이닉스반도체 '새 주인찾기' 본격화

하이닉스반도체의 옛 채권단인 출자전환주식 공동관리협의회가 보유지분 가운데 일부를 지난 26일 국내외에 매각하면서 하이닉스의 '새 주인찾기'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번 매각으로 지분율을 전체의 50.3%로 낮춘 협의회는 남은 보유지분을 매각제한 해제시점인 2008년 1월1일 이후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에 판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 반도체 업계의 동향과 '조건이 맞는 전략적 투자자가 선정되면 전체회의를 거쳐 2008년 이전에라도 매각할 수 있다'는 협의회의 입장, 최근 고조되고 있는 외국계 자본에 대한 비판 여론 등을 고려할 때 하이닉스의 '새 주인'에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협의회, 이번 매각으로 2조원 가량 회수 협의회는 이번에 하이닉스반도체의 전체 발행주식 가운데 23.4%인 1억357만4천209주를 주식예탁증권(Global Depository Receipt) 발행과 국내 블록세일 방식을 통해 국내외에 매각, 1조9천789억원(미화 19억900만달러)을 회수했다. 채권기관별로는 13.7%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외환은행이 전체의 4.14%를 팔아올 상반기에 거둔 당기순익 6천459억원의 절반을 넘는 3천550억원 가량을 매각대금으로 거둬들였다. 또 전체 발행주식의 0.89%를 매각한 조흥은행은 763억원 가량을, 0.01%를 매각한 우리은행은 8억6천만원 가량을 회수했다. ◇하이닉스 경영권의 향배는 이번 매각에서 그동안 하이닉스 지분 인수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LG전자와 동부아남반도체 등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아직 나머지 지분 50.3%의 매각이 예정된 상황에서 누가 하이닉스의 '새주인'으로 등극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하이닉스 지분 인수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지분을인수할) 의사도 없다"고 부인했다. 동부아남반도체 역시 "생산 제품이나 사업부문이 하이닉스반도체와는 다르기 때문에 지분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매각을 진행한 한 주간사의 관계자는 "당초 시장에서는 LG나 동부아남반도체가 (지분인수에) 관심을 갖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됐다"면서도 "매각결과 시장의 예상과는 달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협의회의 매각 지분 대부분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당사자의 부인과 주간사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과거 대기업 간 '빅딜'로 반도체부문을 정리했던 LG가 삼성전자와의 경쟁 등을 고려,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하이닉스를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은 여전히 설득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협의회도 원칙적으로는 "이번 지분 매각 후 남아있는 50.3%의 지분을2008년 1월1일 이후에 매각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좋은 가격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나선다면 그 이전에라도 매각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 하이닉스의 경영권은 결국 채권단의 선택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外資에 대한 정부 입장이 변수 하이닉스의 '새 주인찾기' 작업에는 외국계 자본에 대해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가 내.외국계 자본을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외국계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최근 부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계 펀드의 탈세와 외국자본의 주요 금융회사 인수에 따른 부작용 등이잇따라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이 같은 비판여론은 외국자본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대책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외국 기업을동등하게 대우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책임과 권리는 법으로 보장하고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외국자본에 대해 차별을 두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위원회도 올해 3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외국자본의 국내시장진출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자본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보고에서 금감위는 "주요 기업의 인수.합병(M&A)때 사모투자펀드(PEF)의활성화나 연.기금 등을 통해 국내자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또 "기업을 매각할 때 국내 자본이 차별없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하이닉스의 경영권은 최종적으로 연.기금이나 PEF 등 다양한 형태의 국내 자본에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힘을 얻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고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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