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올 하반기 70억 달러 이상의 외화차입을 계획하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지난 주부터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펀드 발행에 나서는 등 하반기에 총 20억~25억 달러를 차입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도 이르면 9~10월께 14억 달러의 외화차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상반기 북한 핵문제와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외화차입을 미뤄오던 시중 은행들도 하반기 외화차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시중 은행들은 만기자금 상환과 단기차입금의 장기전환 등을 위해 외화수요가 늘어 하반기 외화차입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4억 달러의 만기상환 자금 마련 등을 위해 하반기 총 10억 달러의 외화차입을 준비중이다. 국민ㆍ우리은행 역시 하반기 5억 달러의 외화차입을 추진할 방침으로 `베스트 타이밍`을 기다리는 중이다. 외환과 하나은행도 각각 3억 달러와 2억 달러씩 외화차입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이 한꺼번에 외화차입에 한꺼번에 나설 경우 조달비용이 상승하는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휴가시즌인 8월과 사실상 업무가 마감되는 12월 두달은 금융업무를 사실상 중단하기 때문에 국내 은행들이 외화차입을 할 수 있는 기간은 많아야 3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시에 한국계 차입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 한해 은행권 전체의 외화수요가 12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는데, 지난 상반기 북한 핵 문제와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차입여건의 악화돼 50억 달러를 빌리는데 그쳤다”며 “나머지 70억 달러는 하반기에 몰려있어 `한국물`끼리 충돌하는 상황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