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원유공급선 다변화 본격 나서

중국이 아프리카의 알제리에 이어 가봉과도 원유 수입 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유 공급선 다변화에 본격 나섰다. 이는 최대 원유 공급선인 중동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 강화와 일본의 견제로 러시아 송유관 확보가 불투명해지면서 아프리카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전제로 한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원유 수급을 둘러싼 미국의 헤게모니를 위협, 무역과 무기 등에 이은 새로운 미-중 마찰의 소지가 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제의 고공행진에 따라 원유 소비량 자체가 눈덩이처럼 커진 중국이 앞으로 국제 석유시장 수급 질서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 아프리카산 원유 수입 늘리기 박차=중국은 1일 중부 아프리카 국가인 가봉과 원유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중국관영 신화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중국 2위 석유 회사인 시노펙의 자회사인 유니펙과 프랑스계 석유회사 토탈가봉 사이에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방문 이후 이집트ㆍ가봉ㆍ알제리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나선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1일 가봉 토착 직전에 이뤄진 이번 계약으로 석유 공급선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의 `석유 외교` 전략이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가봉이 최소 25억 배럴의 매장량을 가진 아프리카 3위 산유국임을 감안할 때 중국이 중동에 대한 원유 수입 의존도를 상당 부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은 지난해 7월 알제리와도 처음으로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석유 수입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원유 수급 둘러싼 미-중 마찰 심화 조짐=빠른 경제 성장에 따른 원유 수요 급증으로 중국의 1일 석유 소비량은 현재 546만 배럴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이 가운데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중 56%가 중동 산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최근 중동 지역 헤게모니 장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 증대에 위협을 느끼고 견제에 나설 경우 중국은 패닉 상태에 놓이게 될 공산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미 국방성은 최근 `석유-무기` 교환을 골자로 한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밀착 관계가 중동 지역에 대한 미국이 지배력에 손상을 줄 것을 우려,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이번 후주석의 3국 순방을 계기로 아프리카, 동남아 등지에서의 원유 수입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면서 미국의 지배력에서 벗어나는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 이는 결국 미국 중심의 원유 시장 질서에서 중국이 이탈하는 것으로 가뜩이나 중국 부상을 경계하고 있는 미국을 더욱 자극하는 요인일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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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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