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알제리 대통령 "한국서 배우고 싶다"

한.알 정상회담.."밤까지 대화하고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12일 오후(한국시간 12일 밤) 정상회담은 폭넓은 의견교환으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다. 특히 양자 단독 정상회담은 55분 가량의 당초 회담 시간을 무려 1시간이나 넘기며 진행됐고, 정상들은 격의없고도 진지한 대화 속에서 우의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정상회담이 길어짐에 따라 확대 정상회담을 비롯해 후속 일정들은 자연히순연됐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다방면의 양국간의 교류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알제리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많다"며 한국을 `롤모델'로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기술이 발달했으므로 알제리의 통신, 전기, 철도, 도로, 주택 등 분야에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에 체결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기본틀로 하여 장기적으로 한국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상의 첫 국빈방문을 맞은 알제리측의 극진한 환대를 의식, 노 대통령은부테플리카 대통령에게 "한국이 손님 접대를 잘한다고 했었는데, 이곳에서 대접을받아보니 이제 그런 말을 못할 것 같다"며 각별히 감사의 뜻을 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아침 영빈관 호숫가를 산책한 사실을 거론하며 "여러 나라의영빈관을 가봤지만 가본 곳중에 가장 아름다운 숲이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또 "보통 1인당 국민소득으로 그 나라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알제리는 국민소득보다훨씬 높은 문화수준을 가진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며 알제리에 대한 좋은 인상을 전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부테플리카 대통령과의 만남이 세 번째임을 상기시킨 뒤 "만날 때마다 공감이 크고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배울 점이 많았는데, 무엇때문일까 궁금했는데 오늘 충혼탑과 독립기념관을 가봤더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 운을 뗐다. 그 이유로 노 대통령은 "알제리가 고통스러웠지만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점을 알게 됐다"며 "한국도 독립기념관이 있는데 그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고귀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공통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대의식을 피력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단독 정상회담이 1시간 가량이나 더 길어진 점을 의식한듯 회담 말미에 농담으로 "미안하게도 알제리에는 시간개념이 잘 없다.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것은 스위스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의전팀이 대통령의 일정을 1분 단위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참존경스럽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나는 이후 모든 프로그램을 없애고 노 대통령과그냥 밤까지 대화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거듭 '애정'을 표시했다. 이에 노 대통령도 "나도 우리 의전방식보다는 대통령의 방식이 더 좋다"며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대화중에 상대방이 시간을 잊게 하고 또 감춰놓은 것을 다 털어놓게 하는 두 가지 마술을 가졌다"고 화답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