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의 ‘무서운 추진력’이 금융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취임 8일 만인 지난 8일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부행장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10일 통합 국민은행의 난제였던 노조 통합도 이뤄냈기 때문이다.
옛 국민은행ㆍ주택은행ㆍ국민카드 등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나뉘었던 국민은행 노조의 통합은 김정태 전임 행장이 해결하고픈 과제 중 하나였다.
국민은행은 이날 새벽 강 행장과 3개 지부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조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국민ㆍ주택ㆍ카드노조는 조합원 총회를 거쳐 내년 1월부터 단일노조로 출범하게 된다.
국민은행 노사는 아울러 총액기준 정규직 4.2% 인상, 보로금 50% 지급 등을 조건으로 올해 임단협도 마무리지었다. 취임 후 열흘 만에 ‘강정원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는 무서운 추진력을 보여준 셈이다.
강 행장 자신도 노조통합 조인식에 참석한 뒤 “경영현안 1순위였던 노조 통합이 해결됨에 따라 체제 개편과 함께 은행의 모든 역량을 업무추진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이와 관련, 지난 2001년 합병 후 3년 동안 표류하던 노조 통합이 전격 타결된 데는 강 행장의 막후 중재가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평가했다.
또 조직개편과 함께 흐트러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계기를 마련한 만큼 연말까지 리딩뱅크에 걸맞은 새로운 전략을 마련, 내년 초부터 강력히 밀어붙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앞서 강 행장은 8일 기존의 9개 사업그룹을 15개 그룹으로 세분화하는 조직개편과 함께 5명의 외부전문가를 부행장으로 영입해 체제를 정비했다. 또 ▲특판예금의 조기 판매 ▲전자통장 전격 출시 ▲PB센터 신규 개점 확대 등 공격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강 행장 취임과 동시 출범한 한국씨티은행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금융권의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며 “앞으로 여수신뿐 아니라 신상품ㆍ신사업에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