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회복조짐 세계경제 새 화약고로

■ 아르헨 비상사태 파장정부 국고바닥 마땅한 대안책 없어 고민 아르헨티나가 바닥권에서 벗어나고 있던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화약고로 등장했다. 그 동안 아르헨티나는 디폴트(채무불이행)와 다름없는 만큼 살얼음을 걸어왔지만 이번 폭동 및 비상사태 선포로 아르헨티나의 위기는 표면화됐다르는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뾰족한 대안 없어 사태 악화 전망 이번 아르헨티나 사태는 지난 89년 태환정책 실시 직전 벌어졌던 악몽과 비슷하다. 당시 연간 5,000% 이상으로 치솟는 인플레와 잇단 평가절하로 휴지조각이 된 통화, 높은 실업률, 가망성 없는 정부 등으로 불만이 극에 달한 시민들은 닥치는 대로 상점 등을 약탈하거나 방화, 일부 도시를 무정부 상태로 만들었다. 태환정책으로 꽁꽁 묶인 지금의 인플레 사정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낮지만 사상 최악의 실업률과 외채(1,320억달러), 4년째 지속되는 경제난, 초 긴축으로 인한 월급과 연금의 대폭 삭감, 은행예금의 부분 지급동결 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근로자와 실업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선 것은 그때와 다름없다. 델라루아 정부는 30일간의 한시적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해결책 마련에 나섰지만 국고가 텅빈 상태에서 다른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세계 경제 회복 조짐에 찬물 가능성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은 아르헨티나가 사실상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번 위기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점에서 지난 97~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러시아의 모라토리엄과 같은 메가톤급 후유증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이번 아르헨티나 위기는 인근 중남미로 확산되고, 뒤이어 이머징마켓 전체에서 영향을 미쳐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아르헨티나가 중남미 금융과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상당한 후유증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아르헨티나와 같이 개방된 금융체제를 갖고 있는 브라질 등은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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