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업종 갈등 확산 "사회 문제화"

가단協 "수수료인상 철회운동"<br>가단협 실력행사 나서 사실상 전면전 태세…가맹점 계약 해지 실행땐 소비자만 피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신용카드사와 가맹점간의 갈등이 국내 전 내수업종을 망라하는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이하 가단협)가 26일 공동대표를 선출하고 실력행사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겠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사실상 카드사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가단협은 이날 배포한 공동선언문을 통해 “부실카드사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주적이고 소신있는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혀 정부가 중재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가단협은 그동안 개별 가맹점의 문제에 머물러 있던 카드수수료 문제를 이번 기회에 협의회라는 대표창구를 통해 집단 대응으로 해결하는 것은 물론 여신금융전문업법, 각종 약관 등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해왔던 각종 법안의 개정 문제까지 몰고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정부의 중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YMCA도 성명서를 내고 “더 이상 문제가 복잡해지기 전에 정부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수수료분쟁의 ‘대표선수’격인 이마트와 비씨카드간의 싸움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가맹점 계약 해지 등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소비자들의 큰 불편이 우려되고 있어 조속한 해결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경배 가단協 공동대표 "일방적 인상…문닫으라는 소리" "가맹점은 카드사의 일차 고객입니다. 손님한테 이럴 수는 없는 법입니다" 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가단협) 공동대표를 맡은 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격앙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매달 카드사에 주는 수수료는 각 가맹점 수익의 일부인데 한꺼번에 2~3%포인트의 수수료를 협의 한마디 없이 올린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수수료까지 올린다면 문닫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카드사는 가맹점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통보해오는 식이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발족한 가단협을 상설기구로 만들어 앞으로는 가단협을 창구로 수수료 협상을 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일수 없는 가맹점측의 가장 큰 이유가 카드사의 경영 상황을 제대로 알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단체건 시민단체건 중재역할에 나선 제3자 단체의 참여아래 카드사가 원가를 공개, 수긍할만한 타당성이 있다면 수수료를 올려줄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가단협 입장에서 집회, 규탄대회, 항의 방문, 서명운동 등의 단체행동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카드 수수료 문제는 카드사와 가맹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회문제"라며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백영수(사진)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은 26일 가맹점단체협의회가 '카드사가 경영부실을 가맹점에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 92년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이 3.5%였으나 매년 0.1%포인트씩 인하했으며 2002년에는 평균 수수료율을 2.25%까지 인하했으나 이는 과거 현금서비스 수익을 낼 때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백 부회장은 "지난 몇 년동안 할인점의 매출과 수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카드사들은 원가에도 못미치는 수수료 때문에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 부회장은 이어 "지금까지 수수료율을 인하하면서 그 수익은 소비자에게 이전되지 않고 가맹점의 이익으로만 귀결됐다"며 "가단협이 소비자를 볼모로 수수료율 인상을 막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수료는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기 때문에 시장원리가 반드시 중시되어야 하며, 가맹점들이 연대행동을 통해 가격결정구조를 왜곡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백 부회장은 또 "카드사들이 지난 2002년 이래 4조5,000억원의 자본확충을 했으며, 인원 29%, 자산 69% 감축 등을 통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사실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지금도 민원보상비용 절감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가단협이 구조조정을 들고 나오는 것은 단순한 여론몰이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백 부회장은 "최근 카드사들이 제시한 원가는 제3자인 유수 컨설팅 회사가 도출한 것으로 객관성에 의심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필요한 경우 원가를 다시 분석하자고 가단협에 제의했으나 이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는 가단협이 원가분석 결과를 뚜렷한 설명없이 수용하지 않자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해결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었다. 백 부회장은 "카드사의 신용도 하락으로 카드채의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자금조달금리가 낮아지고 있다'는 가단협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프로세싱 비용의 경우 '건당 정액제' 방식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소액거래의 급증으로 오히려 역마진을 발생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