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선정 노동부장관

『디지털 경제시대는 과거와 같은 대립적 사고와 관행에서 벗어나 참여와 협력의 새로운 노사문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노사는 서로를 기업경영의 한 축으로 보고 참여와 자율을 중시하는 수평적·현장 중심의 관계를 정립해야 합니다.』최선정(崔善政·사진) 노동부장관은 정보혁명과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이라는 큰 흐름속에서 기업도 살고 국가경제가 잘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참여와 협력적 노사관계의 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임금인상 위주의 노사협상 관행에서 벗어나 근로자들이 평생직업 시대에 직업능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훈련 기회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근로자의 복지문제와 관련, 崔장관은 『16대 국회가 구성되면 근로자복지기본법을 재추진할 계획』이라며 『이 법의 취지는 중소·영세기업체 및 저소득 근로자의 실질적인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데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 정부들어 세번째 노동행정 사령탑을 맡은 崔장관을 만나 디지털경제시대의 노사관계에 대한 구상과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올 임금인상율을 놓고 노사간에 입장차이가 커 임급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방침은 무엇입니까. ▲노사가 자율적으로 임금을 결정하는 「노사자율교섭 원칙」을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임금 교섭 관련 자료·정보의 제공과 간담회·교육·홍보등을 실시함으로써 합리적인 수준에서 임금이 결정되도록 유도해 나갈 생각입니다. 특히 각 기업별로 기업의 지불능력, 향후 비젼 등에 대하여 사전에 노조와 인식을 공유함으로써 적정한 인상률이 도출되도록 지도할 것입니다. -노사정위원회의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언제쯤 노사정위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십니까. ▲노사문제는 노사 당사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도출해 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노사정위는 그런 목적을 위해 설치된 법적 기구입니다. 노동계가 참여해 현안을 풀어나가는 것이 순리라고 봅니다. 다만 노동계의 정치 활동, 노동계 내부사정 등으로 총선전에는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나 실무자 수준의 소위원회, 특별위원회에는 간담회 형식으로라도 노사공익이 참여하는 협의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따라 노사관계도 엄청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경제시대에 부응하는 노사관계를 위해 어던 구상을 갖고 계십니까. ▲디지털 경제시대에는 근로조건이 개별근로자의 지식능력에 따라 결정됨으로써 집단적 노사관계 못지 않게 개별적 관계가 중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일하는 지식 근로자들이 많아져 과거 대립적 사고와 행동에서 탈피, 참여와 협력의 새로운 노사문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근로자들을 관리나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경영의 한축으로 보고 근로자의 참여와 자율을 중시하는 수평적·현장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 근로자 능력개발을 위한 교육훈련에 과감히 투자하고 근로자들의 노력에 따른 성과에 대해 보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노동행정도 권위주의를 버리고 노사가 함께 대처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봅니다. -연봉제 등 성과급제 확산을 노조가 반대하고 있는데 성과급제 정착을 위한 노동부의 정책은 무엇입니까. ▲외환위기 이후 연봉제 등 능력·성과위주의 임금체계를 도입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연봉제는 근로자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고 기업성과에 기여한 만큼 임금을 지급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동료간에 경쟁을 조장, 임금삭감·노동강도 강화 등의 수단으로 잘못 이용될 수도 있으므로 제도의 장점을 살리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노동부는 「2000년 임금교섭 권고방향」을 마련, 제도 도입 이전에 노사가 충분히 협의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연봉제를 도입할 경우 근로자(노조) 동의, 취업규칙·근로계약·단체협약 변경 등 관련 절차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업연금 도입 등을 통해 근로자들의 재산 증식을 바라고 있으나 노조는 기업연금 도입의 기초라 할 수 있는 법정퇴직금제도 폐지에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법정퇴직금 제도개선을 위한 노동부의 방침은 무엇입니까. ▲경영계를 중심으로 법정 퇴직금제도를 임의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우리 사회보장제도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므로 법정퇴직금제도를 단시일내에 임의제도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법정퇴직금제도의 대안으로 제기된 기업연금제에 대해 노동계가 반대하기도 하나 기업연금제는 퇴직금을 연금형태로 지급하는 방법상의 문제일뿐 법정퇴직금제도 폐지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연금의 도입은 가능한 빠를수록 좋다고 보는데 직장 이동시 누적 연계하는 방안이 전제돼야 합니다. 퇴직금제도 개선은 노사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이므로 노·사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노사정위가 정상화되는 대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노동부는 오는 4월 사업주와 근로자를 대상으로 「퇴직금제도 운영 실태와 개선 의견」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입니다. -당정은 올해 근로자복지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근로자복지기본법에 담겨질 내용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말 입법을 추진하던 근로자복지기본법은 15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될 예정이나 16대 국회 구성후 재추진될 것입니다. 이 법의 주요 골자는 근로자 생계비 대부, 재산 형성 지원 등을 통해 일할 능력이 있는 근로자가 생활불안으로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또 우리사주제, 성과배분제,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 등을 활성화해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도모할 것입니다. -노사협상이 주로 기업단위로 이루어져 노사간 갈등이 걸러지지 못하고 증폭된다는 점에서 산별 노조 등 상급 노조의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노조는 대부분이 기업별 교섭을 진행하고 있어 노사갈등시 분규가 장기화되기도 하나 이는 교섭문화가 성숙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최근 노동계는 교섭력 강화를 위해 산업별 노조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통일적 근로조건 형성과 교섭비용 감소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개별 기업마다 각각 다른 입장의 반영이 곤란하고 교섭이 결렬되었을때 산업 전반에 걸쳐 분규가 진행되어 노사갈등이 오히려 증폭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는 산업별 노조의 조직과 활동에 대하여는 헌법과 노동관계법에 따라 이를 보장할 것이며 만약 산업별 노조가 활성화되는 경우 그에 상응하는 교섭의 틀을 마련해 원만한 노사관계가 이뤄지도록 지도해 나가겠습니다. -디지털 경제시대에 인적자원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경제력 확보를 위해 기업의 인적자원개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데 노동부는 이를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까. ▲디지털 경제시대에는 고도의 지식집약적 산업구조와 직업의 다원화 및 전문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지식근로자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기업이 인적자원개발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직업능력 개발담당자 또는 인사·노무 직원으로 구성된 사업장내 「인적자원관리팀」의 설치를 유도하고 중소기업공동훈련제도, 대기업의 협력업체 지원 등 중소기업의 훈련지원시스템을 활성화하며 인적자원회계(HRA), 인적자원개발인증제(IIP) 등 선진 외국의 제도를 참고하여 기업의 인적자원개발 참가를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입니다. -정보혁명에 다라 인력수급의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산업화사회 위주로 짜여져 있는 직업훈련체계의 개편 개편이 시급한데 어떻게 준비하고 계십니까. ▲노동부는 지난 14일 「직업능력개발훈련 3개년계획」기획단을 구성하고 계획수립에 착수했습니다. 이 계획은 기능인력의 양성·공급을 주로 했던 「직업훈련」체제를 디지털경제가 요구하는 지식근로자를 육성하는 「직업능력개발체제」로 개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식기반산업 분야 훈련비율을 현재의 13.5%에서 2003년까지 4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필요한 훈련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매년 재직교사 1,200명에게 신기술 향상훈련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실업은 올해에도 주요 경제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올 실업대책의 방향과 주요 내용은 무엇입니까. ▲실업률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1·4분기에는 가용재원을 최대한 투입해 장·단기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실업률 3%대 달성을 목표로 장·단기 일자리 창출대책 지속 추진 직업능력개발을 통한 취업능력 제고 고용보험제 확충과 국민기초생활보장제 조기 정착 도모 실업대책 전달체계 개선 장기실업자, 일용근로자, 청소년, 고령자, 장애인, 여성 등 실업자 특성에 따른 구체적인 실업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것입니다. 정경부장(경영학박사)SRPARK@SED.CO.KR 정리=정재홍기자JJH@SED.CO.KR 입력시간 2000/03/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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