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쓸쓸한 이웃들에게 작은 관심을 보인 것뿐인데 상까지 받게 되니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12일 열릴 제36회 한국야쿠르트 아줌마 대회에서 1만3,500여명을 대표해 '친절대상'을 받는 안정자(55)씨는 그저 얼굴만 붉혔다. 안씨는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돌아가신 부모님께 잘해드리지 못한 게 두고두고 마음에 남아 독거노인들 시중을 거들어 드린 건데"라며 겸손해 했다. 서울 마천동에서 야쿠르트 일을 시작한 지 17년이 지난 안씨는 야쿠르트 배달과 함께 마천1동 사무소 복지과에서 운영하는 독거노인 안부 확인 운동에 참여하기 시작, 인근 독거 노인들을 돌봐주는 일을 접하게 됐다. 동사무소 사회복지 담당자가 바뀌는 날이면 그는 여느 날보다 더 바쁘다. 해당 지역 독거노인 가정을 일일이 안내하는 일은 언제나 안씨의 몫이기 때문. 어느덧 그가 돌보는 독거노인은 모두 14명으로 늘었다. 갑자기 중풍으로 쓰러졌는데도 돌봐줄 연고가 없던 정흥섭 할아버지는 안씨가 간병을 도맡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할아버지가 저를 친딸처럼 생각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상의하고 도움을 청해주시니 제가 오히려 고맙다"는 안씨는 지금도 매일 할아버지를 찾아 빨래나 식사를 챙겨드린다. 지체 장애인 문재인씨도 안씨가 자주 방문해 집안일을 도와준다. 또 인근 수녀님이 8명의 장애우와 함께 사는 집도 매일 방문해 무료로 야쿠르트를 전달하고 있다. 마천동 일대에서 안씨의 선행은 워낙 유명해 지난 2004년에는 송파구청장으로부터 독거노인들에 봉사한 공로로 표창장을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자유총연맹에서 청소년 선도와 봉사활동으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안씨의 친절대상 수상 소식을 들은 이웃주민들은 "안씨는 노란 옷을 입은 천사 아줌마"라며 "늘 묵묵히 이웃들을 돌봐오던 우리 야쿠르트 아줌마가 상을 받아 너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