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생존 위한 지주사 설립 박차
[새천년 새금융] 46. 신한은행
지난 여름 2단계 금융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거론될 무렵, 신한은행은 지주회사를 설립해 독자생존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만 해도 금융게 관계자들은 신한은행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지만 최근들어서는 이 은행의 「홀로서기」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올해안으로 내부의 구조조정을 완성하고 2002년까지 시스템 선진화를 이루며 2004년경 세계수준의 수익역량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비전을 수립, 이를 하나씩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러나 2차금융구조조정이 완료돼 시장을 선도할 초대형은행들이 탄생할 경우 신한은행이 지금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독자생존 위한 지주사 설립에 박차=신한은행은 늦어도 내년 2월까지 신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주사 아래 은행, 보험, 증권 등 계열사를 사업 영역별로 재구성한 후 배치시켜 업계 최고의 회사로 키워내겠다는 목표. 각 금융회사들의 분할 합병과 새로운 업무영역 진출을 위한 회사 신설도 추진된다.
신탁부문을 은행에서 분리해 신한투신운용과 결합시키는 한편 카드부문도 분리,신한캐피탈과 통합시킨다는 구상. 또 보험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또는 자본제휴가 적극적으로 추진된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은 지난 9일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공동출자해 그룹내 전 계열 금융기관의 인터넷 서비스를 포괄하는 금융포탈 전문회사를 내년초 설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신한 지주회사의 설립 방향은 자문기관인 모건스탠리가 맡아 작업중이다.
◇탁월한 건전성 기반, 고른 사업역량=신한은행의 강점은 경쟁은행과 비교할때 건전성, 수익성, 생산성, 선진성 등 여러 측면과 개인, 기업, 전자금융, 신사업분야 등 다양한 사업영역 어느 한 부문에 치우치지 않고 우수한 역량을 고르게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 여신 건전성 현황에서 고정이하여신비율4.9%, 순고정이하여신 2.2%로 나타났으며 지난 6월 은행별 잠재손실 발표에서도 잠재손실「제로」로 탁월한 건전성을 자랑했다.
신한은행의 이같은 저력은 수익으로 이어져 지난 상반기 결산에서 4,646억원의 충당금적립전이익과 2,2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올해말에 1조1,000억원대의 충당금적립전이익과 4,440억원의 당기순이익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대형 은행」과의 승부가 관건=「독자생존」을 선택한 신한은행의 고민은 은행권의 경쟁구도 변화에 있다. 정부 구상대로 합병·통합등을 통해 「수퍼뱅크」가 탄생할 경우 시장에서의 위치가 지금과는 달라진다. 시장점유율이 월등한 초대형은행이 탄생하고, 구조조정후 「은행의 신용도」가 평준화 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적지 않다.
따라서 구조조정으로 재편된 은행들이 내부를 수습해 저력을 발휘하기 까지새로운 전략을 준비하는 일이 신한은행의 숙제로 남아있다.
박태준기자
입력시간 2000/10/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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