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중소기업 신용보증제도가 내년부터 신용등급 위주로 개편되고, 고액보증과 사고금액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본격 시행된다.
중소기업 육성ㆍ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퍼 주기식’으로 이뤄져온 신용보증제도에 시장원리를 도입하고, 지원대상을 혁신형 중소기업 위주로 개편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과 은행의 보증ㆍ대출관행에 상당한 변화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정부와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이 확정을 앞둔 신용보증제도 개편방안을 알아본다.
◇부분보증비율 차등화= 개편방안에 따르면 지금까지 기보ㆍ신보는 은행에 중소기업 대출금의 85%(보증기간 10년 이하 기준)를 일괄 지급보증하겠다는 보증서를 발급해 왔지만, 내년부터는 지급보증비율(부분보증비율)이 중소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50~90%로 차등화된다.
신보의 경우 자체 평가한 신용등급이 AAA인 기업의 지급보증비율은 대출금의 50%로, AA~A- 기업은 75%로 줄어든다. B등급은 80~85%, CCC+ 이하 기업은 90%로 조정된다.
기보의 경우 AAA 50%, AAㆍAㆍBBB등급은 70~80%, 가장 많은 기업들이 속한 BBㆍBㆍCCC등급은 85%, CCㆍCㆍD등급은 90%로 조정된다.
대출ㆍ보증계약을 연장하며 장기간 보증을 이용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보증 이용기간이 10년을 넘으면 보증비율이 신용등급별 기준보다 5% 포인트 낮아진다. 내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보증을 연장할 경우에도 보증비율이 5% 포인트 낮아져 은행으로부터 일부 대출회수 요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은행의 원리금 장기분할대출을 유도하기 위해 3년 이상 원리금 분할상환대출에 대해서는 신용등급별 기준보다 5% 포인트 높은 지급보증비율이 적용된다. 이는 대부분의 보증상품이 매달 이자만 내다가 만기(보통 1년) 때 원금을 일시상환하는 은행 대출상품에 맞춰 운용돼 원금상환, 즉 보증해지가 잘 안되고 사고금액도 커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한편 신보와 기보는 최고보증한도(보증잔액 기준)를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보증잔액이 80억원이라면 70억원 이하가 될 때까지 초과보증잔액의 10%를 보증해지할 계획이다.
◇보증요율 인상 및 차등화= 현재 보증금액의 평균 1.0% 수준인 보증요율이 내년에는 1.25%, 2007년에는 1.5% 수준으로 인상되고, 신용등급에 따라 다른 요율을 적용받게 된다. 현재 2.0%인 최고보증요율도 3.0%로 오른다.
고액보증 이용기업은 가산보증료도 물어야 한다. 내년에는 보증잔액이 15억원을 넘을 경우 0.1%의 가산보증료를 물린다. 2007년에는 0.2%(30억 초과시), 2008년에는 0.3%(50억 초과시)의 가산보증료 부과대상이 추가될 예정이다.
다만 기보는 우수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벤처기업ㆍ이노비즈(기술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보증요율을 0.2%, 기술평가보증을 받는 기업에 대해서는 최고 0.3%까지 깎아줄 방침이다. 금융기관이 보증추천한 신규거래기업에 대해서도 보증요율을 0.1% 낮춰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