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뮤지컬계에 태풍이 휘몰아칠 겁니다. 올해 적자를 크게 본 일부 업체들이 정리되고 인수합병도 있을 거예요.” 지난 10월 모 일간지와 뮤지컬 전문지에서 공동으로 조사한 ‘한국 뮤지컬을 움직이는 사람’ 1위에 뽑힌 설도윤(48ㆍ사진) 설앤컴퍼니 대표는 내년을 한국 뮤지컬 발전의 전환기로 본다. 내년 뮤지컬 시장은 질 좋고 효율적인 공연을 만드는 제작사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설대표의 발언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그가 뮤지컬계에서 차지하는 무게감 때문. 그는 현재 한국뮤지컬협회 부회장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문화분야 상임특보를 맡고 있다. 지난 5~7월 대구에서 열린 제 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는 집행위원을 맡아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10월에는 재능 있는 연기자와 창작자를 양성하는 공연예술아카데미를 열어 뮤지컬분야의 인적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뮤지컬 산업이 성장기를 거쳐 안착할 때까지 공연산업 기반조성에 힘쓰겠다”면서 “본업으로 생각하는 뮤지컬 제작자(producer)일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올해도 그는 뮤지컬계의 ‘미다스의 손’임을 증명했다. 지난 7~9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뮤지컬 ‘캣츠’는 10만 명 이상이 관람해 매출만 160억 원을 넘었다. 그에 따르면 투자금의 30% 정도를 수익으로 벌어들였다. 지난 10월과 11월에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텔미온어선데이(Tell Me On a Sunday)’와 ‘뷰티풀게임(Beautiful Game)’을 각각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뷰티풀 게임은 객석점유율 65%를 손익분기점으로 책정했는데, 현재 80% 이상입니다. 종영일까지 이 정도면 총매출은 1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설앤컴퍼니의 내년 예상매출은 300억 원. 뮤지컬 전체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내년에도 갈 길이 멀어요. 인수합병을 고려 중이고요. 코스닥 상장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의 바쁜 행보가 국내 뮤지컬 시장을 넓혀가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