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나만 살면 되는가

이규황 <국제경영원 원장·경제학 박사>

임금단체협약 시즌이다. 올해 역시 임금 인상이 최대의 이슈다. 임단협의 기본은 노사간의 상생(相生)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경우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배치되는 면이 많아 우려스럽다. 최근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GM의 노조를 연상시킨다. GM 노조는 미국 내에서 최강성이다. 미국자동차노조(UAW) 산하 노조 중 영향력도 가장 크다. 현대차 노조 역시 민주노총의 최대 사업장이다. 협상 결과가 타기업 임단협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큰 점에서 GM 노조와 같다. GM 위기의 단초는 노조의 지나친 경영 간섭이다. 공장의 해외 이전 등 구조조정은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다. 아웃소싱은 노조와 정보를 공유해야 하고 신규투자ㆍ연구개발은 노조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이점에서 현대차는 GM보다 더 심각하다. 조합원의 인사 문제, 해외공장 신설, 하도급 전환, 신기술 도입 등에 관한 사항을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 이러한 경영권 제약으로 지난해 투싼 차종 생산에 따른 노조와의 협의가 10개월이 걸렸다. 2만8,000대의 생산 차질이 일어났다. 매출 손실은 4,600억원이나 된다. 또 전환배치 거부로 동일 공장에서 노는 인력과 인력 부족이 동시에 일어나기도 했다. 인사나 경영권은 사용자의 고유 권한이다. 재산권이나 영업권과 동일하게 존중되고 보호돼야 한다. 현대차의 1인당 인건비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GM보다 높다. 도요타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성은 가장 낮다. 그럼에도 올해 기본급 대비 8.48%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12조원 수준의 이익을 봤음에도 4년 동안 기본급을 동결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보다 많은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해서다. 도요타는 이미 지난 2003년 기준으로 59억달러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GM보다 많다. 그러나 현대차는 도요타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도요타는 세계시장 점유율이나 기술면에서 GM을 앞지르고 있다. 자동차는 우리의 수출 주력산업이다. 현재 청년 실업은 심각하다. 실업률은 높고 가계부채 부담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 노조의 과도한 요구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국민들은 현대차가 도요타ㆍGM을 능가하기를 바라고 있다. 대기업 노조는 이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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