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2월 23일] 다시 손씻기를 시작하자

한동안 잠잠했던 인플루엔자(H1N1∙신종플루) 환자 발병소식이 다시 들린다. 지난해 세계적 대유행으로 두려움마저 느끼게 했던 상황이 되풀이될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손 씻기라는 개인위생의 중요성을 교훈으로 남겼던 신종플루를 벌써 먼 과거로 잊어버린 우리의 무관심이 주된 원인이 아닌가 싶다. 지난해 손 씻기로 시작된 개인 위생관념의 변화로 의약업계의 부침도 있었고 눈병 등 전염성 질환도 현저히 줄었다고 한다. 이러한 개인위생 관념의 변화로 지난해 식중독 발생건수 역시 221건으로 전년에 비해 100건 이상이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행정당국은 방역체계를 갖추고 행동지침을 알려주면 된다. 개인의 안전의식까지 국가가 책임질 수는 없다. 소박하게 학교에서 배운 대로 외출 후에는 손 씻기를 하면 된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차분한 마음으로 손과 마음을 씻고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가장 쉬운 기본을 지키지 않는 데서 많은 문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원칙을 준수할 필요성이 있다. 또 다른 신종플루가 언제 발생해 확산될지 예상할 수 없다. 이에 대한 사전 예방대책을 세워야 한다. 만약에 대비하는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사고를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큰 것만 챙길 것이 아니라 사소한 징후들을 예방 조치하는 것이 큰 사고를 막는 길이다. 우리들 스스로가 이런 사소한 일들을 그냥 흘러 보내는 것이 아니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습성을 길러 작은 일도 크게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사고공화국이라는 오명도 전후 50년간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이룬 압축성장의 부작용으로 봐야 할 것이다. 우리의 살림도 이제는 주변을 돌아보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발휘할 만큼 되었다. 문명 이기의 발달로 생활 편의는 상상만큼이나 발전됐지만 그래도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살아가면서 사람이 해야 할 일과 자연이 베풀어 주는 일은 구분돼 있기 때문이다. 아직 외양간에 소가 남아있다면 지금이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뿌리 깊은 나무처럼 기본이 튼튼한 나라가 위기에도 강하다. 구제역으로 전국이 혼란스럽다. 특히 축산농가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식당에도 손님이 없다고 한다. 모든 국민이 동참해 지혜롭게 상황을 극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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