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9월8일] 콰트론 스캔들


징역 18개월에 보호관찰 2년, 벌금 9만달러. 뉴욕 법원이 2004년 9월8일 프랭크 콰트론(Frank Quattroneㆍ당시 49세)에게 내린 판결이다. 담당판사는 최고 형량(16개월)보다도 높게 선고했다. 네스케이프와 시스코ㆍ아마존닷컴의 가능성을 예견하고 상장까지 이끈 ‘기술주 투자의 지존’ 콰트론은 왜 법정에 섰을까. 주가조작과 증거 인멸, 위증죄 탓이다. 첫 직장인 모건스탠리에 근무할 때부터 그는 연봉 1,000만달러를 받는 슈퍼 애널로 통했다. 도이치모건그렌펠(1996년)을 거쳐 1998년 이적한 CSFB에서도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IT투자 19위에 머물던 CSFB는 2년 만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콰트론은 최고경영자에 버금가는 권력도 누렸다. 공식 연봉 1억2,000만달러 외에 투자수익의 15%를 인센티브로 받았다. 인사권까지 행사하던 그의 몰락은 닷컴 버블 붕괴와 함께 찾아왔다. 업계의 평균 수수료인 주당 6센트보다 훨씬 높은 최고 3달러15센트까지 받던 그를 조사하던 증권거래위원회는 추가 혐의를 속속 찾아냈다. 월 10만달러씩 회비를 내는 ‘프랭크와 친구들’의 고급 회원들과 내부자 정보를 교환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가 포착된 것. 특검까지 투입된 조사 끝에 그는 결국 회사는 물론 월가에서도 쫓겨났다. 콰트론 스캔들을 계기로 도덕경영에 나선 CSFB(2006년부터 CS)는 요즘 미국 투자은행들이 모기지 사태로 휘청거리는 와중에서도 뛰어난 경영실적을 올리고 있다. 콰트론은 올해 3월 투자자문회사를 세우며 월가에 재등장했지만 약 5년 동안 당국의 집요한 조사를 받아야 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끈질긴 수사가 가능할까. 최근 대통령의 사위를 비롯한 재벌 2~4들이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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