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 700 붕괴 '근본처방 급하다'

백약이 무효인가. 정부의 증시대책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날개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이 22일 증권사사장단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투신사 공적자금 이달말 투입 등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내용을 발표했으나 증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약세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말 미국증시 약세와 이날 외국인들의 매도로 인해 심리적 지지선인 700선 밑으로 힘없이 밀려났다. 코스닥지수도 급락세를 보이며 120선대로 주저앉는등 총체적 위기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수급불안과 미국의 잇따른 금리인상 및 주가하락, 동남아 외환위기 고조 등으로 야기된 증시 침체가 구조화 되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미봉책에만 급급, 주가가 날개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부는 그동안 투신사등 금융기관의 부실누적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았고 또 환율불안 및 금리상승 압력 등 경제 거시적인 문제점에 대해 마스터 플랜이 아닌 사건이 터질때마다 땜질식 처방만을 제시한 게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기관의 부실규모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구체적인 공적자금 조달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도 증시위기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이제 정부가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상 정부가 증시안정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쓴 상태이다』면서 『더이상 시장은 정부를 바라볼 수 없는 취약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650선까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코스닥지수의 경우 120선이 붕괴될 경우 1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같은 암울한 예상도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서 이탈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달려있다는 게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부터 순매수를 규모를 급격히 줄이며 철저하게 관망세를 보이며 이탈 현상을 나타내지 않고 있는데 이는 한국경제가 현재까지 펀더맨탈 측면에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역수지가 적자를 돌아서고 이런 현상이 추세가 될 경우 외국인들이 한국증시를 외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도체 경기가 꺾이거나 무역수지가 적자현상을 지속할 경우 외국인들이 관망세에서 매도로 전환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종합주가지수 수준도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삼성전자 등 핵심블루칩이 하방경직성을 보인데 따른 것인데 이같은 종목들이 무너질 경우 지수는 그야말로 저점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배기자 LJBS@SED.CO.KR 이정배기자LJBS@SED.CO.KR 입력시간 2000/05/22 17:3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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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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