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농무부가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가금류 가공식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1일 발표, 미-러간 무역분쟁이 격화될 조짐이다.러시아는 타이손푸드 등 미국의 일부 가금류 가공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살균제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결정했다.
러시아 농무부의 결정은 미국이 수입산 철강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려 하자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서 단행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러시아 철강업체들은 최근 러시아 정부에 "미국이 수입산 철강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금류 수입 금지 등의 조치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었다.
미하일 크라추크 러시아 농무부 장관은 "미국측이 가금류 가공에 사용된 살균제의 리스트를 러시아 정부에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3번이나 무시해서 결정된 것이지 철강 업체들의 주문에 따라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의 해석은 보복조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닭, 칠면조 등 314만톤의 가금류 가공 식품을 수출했다. 이 가운데 러시아가 수입한 양은 132만톤으로 미국 수출량의 42%를 점유하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산 가금류의 최대 수입국이어서 미국측에 주는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심각한 무역 마찰이 빚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운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