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논술이 당락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수험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및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엇비슷한 만큼 논술 성적에서 차이가 벌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이에 최근 서울대와 고려대가 밝힌 모의 논술고사 평가결과를 통해 좋은 답안과 나쁜 답안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논술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알아본다. ◇ 문제 의미 잘 파악해야 좋은 답안 서울대는 모의 논술고사에서 제시문을 잘 이해하고 논제의 지시사항을 충실하게 이행한 답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한 편의 시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짧게 기술하는 문제에서는 시를 쓴 사람이 삶과 죽음을 ‘하나의 공간’으로 보았다고 명료하게 파악한 답안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양비론이나 양시론에 매몰되지 않고 결론의 일관성을 유지한 답안도 좋은 답안으로 꼽혔다. 이때 틀에 박힌 주장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난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주장이 평가자의 눈길을 끌었다. 내용 못지 않게 글의 구성도 중요한 요소다. 처음과 끝이 이음매가 드러나지 않게 보이도록 매끄럽게 구성한 답안은 매우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자연계열에서는 출제의도대로 접근하지 않았거나 전제가 잘못되었더라도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추론한 경우 우수 답안으로 선정됐다. ◇ 틀에 박힌 사고는 감점 요인 서울대는 모의논술을 채점한 결과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를 단선적인 틀에 따라 해결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폭 넓게 사고하는 훈련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교과서에서 다룬 익숙한 주제에 대한 비판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에서는 다수의 학생들이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기술해 학생들의 사고 영역이 교과서의 틀 안에 갇힌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논제의 지시사항을 따르지 않거나 논제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답안도 나쁜 평가를 받게 마련이다. 가령 논제 2는 논제 1에 근거해 답하라고 했는데도 논제 1의 내용을 무시한 답안, 지은이의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를 쓰라고 했는데 엉뚱하게 시의 주제가 충군사상이라고 말한 답안 등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자연계열에서는 과학적 근거 없이 단편적인 결론만 도출하거나 논리적 설명 없이 결론으로 비약한 답안이 좋지 못한 사례로 지적됐다. ◇ 좋은 평가 받기 위한 유의사항 고려대는 모의논술 평가기준을 통해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제시했다. 우선 자신 없는 부분이라고 빼놓고 답안을 작성하는 것은 답안 전체의 평가를 심각하게 낮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또 논제에서 설명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는 것과 뒤섞어 서술하지 말고 각각에 대해 명확하게 서술하는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시문을 참고하되 제시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겨 적다시피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서울대도 좋은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고에서 벗어나 다각적인 사고력을 키우고 자연계열은 수식ㆍ그림 등 다양한 표현방법을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