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美는 대만 독립 지원 말라”

2급전시상태 돌입등 양안 긴장도 고조 대만 천수이볜(陳水扁) 정부의 독립 움직임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 언론은 내달 7일 미국을 방문하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회담이 유례없이 강경한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23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 원 총리는 부시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갖고 `대만 독립 저지`를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대만 독립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전하지 않으면 중국은 어쩔 수 없이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는 직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원 총리가 부시 대통령에 전할 내용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결정됐다고 전했다. 홍콩 문회보는 24일 미ㆍ중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북한 핵문제나 무역마찰보다 훨씬 중요성을 띠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 태양보도 23일 후 주석이 최근 부시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 저지를 요구하는 친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원 총리의 의지는 22일자 워싱턴 포스트와의 회견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 회견에서 그는 “중국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국가 통일을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은 대만의 오판을 부를 어떤 제스처도 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만 독립을 둘러싼 중국-대만 사이의 긴장이 미국과 중국간 신경전으로 확대되는 것은 미국이 대만의 비공식적 안보 보장국이자 최대 무기 판매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만의 독립 움직임이 미국의 암묵적인 지원을 전제하고 추진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대미 외교와 더불어 각국 주재 공관을 통해 대만독립이 초래할 국제적 불안정을 거론하며 각국의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문회보는 중국 정부가 대만문제에 대해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전례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무력 시위도 병행하고 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 주석이 전쟁준비 착수 명령을 내렸으며, 군은 2급 전쟁준비상태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또 전쟁시 미국 항공모함 전투단의 개입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해협 인근에 장거리 대함 미사일 2개 여단을 증강 배치했다. 홍콩 언론은 이번 대만해협의 긴장이 1995~96년의 위기 수준 이상으로 고조될 수 있다며 미국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올 3월 출범해 권력기반을 다지지 못한 후진타오 정부가 강공책을 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배연해 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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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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