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집권 좌파연합이 23일 실시된 총선 결선투표에서 압승, 지난 89년 민주화 이후 첫 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헝가리는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토대로 한 외자유치와 개방 정책을 적극 추진해온 여당의 재집권으로 향후 유럽연합(EU)과의 협력 확대 및 유로존 가입에 강한 추동력을 갖게 됐다.
헝가리 선거위원회에 따르면 1,2차 투표 합산 결과 집권 연립여당인 사회당(MSZP)-자유민주연맹(SZDSZ) 연합이 전체 386개 의석 가운데 210석을 차지, 164석에 그친 제1야당 피데스(FIDESZ.청년민주연맹)에 완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피데스와의 제휴를 거부한 소수당 헝가리민주포럼(HDF)은 11석을 확보했으며,무소속 후보는 단 1명만이 당선됐다.
연립여당은 지난 9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도 지역구를 포함해 의석 배분이 확정된 212개 의석 중 113석을 차지, 97석을 얻은 피데스에 승리했으며, 이날 2차 투표에서 야당과의 의석수 차이를 더욱 크게 벌렸다.
오르반 빅토르(42) 피데스 총재는 총선 패배를 공식 인정하고 쥬르차니 페렌츠(44) 총리에게 전화로 축하의 뜻을 전했다고 피데스측이 밝혔다.
쥬르차니 총리는 개표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자 총선 승리를 선언하고 "이번 승리는 전체 헝가리 국민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오르반 총재와의 '40대 카리스마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쥬르차니 총리는 이번총선 승리로 선거를 통해 총리직을 연임하는 첫 기록을 세우게 됐다.
한편 민주포럼과의 후보단일화를 위해 총리 후보직까지 사퇴하며 막판 승부수를 던졌던 오르반 총재는 결국 야당의 분열로 선거에서 완패, 정치 생명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됐다.
전문가들은 오르반 총재가 내세운 보호주의 정책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외자 유치에 의존하고 있는 헝가리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것이 선거 완패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집권여당은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오는 2010년 유로존 가입에 가장 큰 걸림돌이되고 있는 막대한 재정 적자를 해소해야 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됐으며, 특히 이번 총선을 위해 남발한 각종 선심성 공약 때문에 적잖은 후유증을 겪을 전망이다.
이날 결선 투표율은 64%를 기록해 1차 투표 때보다 다소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