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영화흥행 중년여성에 달렸다"

작년 관객성향 조사<br>30대 후반~40대 관람경험 비율 급 상승<br>10~20대와 비슷한 80%대로 나타나<br>'허브' '그놈 목소리'등 가족소재 인기몰이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이르는 여성 계층이 영화계의 새로운 잠재 관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06 한국 영화관객성향조사'에 따르면 2006년 한해 동안 영화관람경험을 묻는 질문에 대해 '있다'라고 대답한 비율이 각각 83%, 75.6%로 나타났다. 이는 영화의 주 소비계층으로 일컬어지는 10대, 20대의 영화관람경험비율에 필적하는 수치. 지난해 조사에서 이 계층의 영화관람경험비율은 각각 67.4%, 58.0%에 그쳤었다. 지난 1년간의 영화관람 편수를 묻는 질문에서도 이 계층은 각각 11.5편, 19.9편을 관람했다고 대답해 지난해 5.7편, 4.4편이라고 대답한 숫자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 영화시장에서 30대 후반~40대 여성 계층의 비중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무엇보다 이들의 문화소비에 대한 욕구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진 이들은 과거 세대보다 훨씬 더 문화소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아파트 밀집지역이나 부도심까지 확산되고 있는 멀티플렉스의 증가는 이들을 극장으로 끌어오는 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실제로 아파트가 밀집한 CGV 압구정점 같은 경우 평일 낮에 극장을 찾는 여성관객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극장측 설명이다. 이런 30~40대 여성 관객층의 대두는 최근엔 실제 박스오피스 성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 계층의 선호도가 높은 본격 멜로물이나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최근 관객 200만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는 박진표 감독의 '그놈 목소리'는 아이를 잃은 부모의 절절한 심정을 묘사해 여성층으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어냈다. 이 영화 뿐 아니라 1월달 박스오피스에서 선전했던 '마파도2', '허브' 등도 특히 중년 여성들의 높은 지지로 흥행했다는 평. '좋지 아니 한가', '방울 토마토', '이대근, 이댁은', '번트' 등 개봉 대기중이거나 제작중인 작품 중에도 눈에 띄게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눈에 띤다. 이러한 30~40대 여성 관객층의 대두에 대해 영화계는 반가운 표정이다. 포화점에 가까워진 한국영화 시장에 새로운 잠재관객층의 등장으로 인해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계층은 문화소비능력에 있어서도 만만치 않은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에 이들을 잡기 위한 영화계의 노력이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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