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을 이끄는 50인의 경영인]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가두홍보까지 직접… 'ELF 전도사'<br>취임후부터 영업점 매일 순방<br>석달만에 가입액 1조원 돌파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최근 주가지수연계펀드(ELF)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전도사를 자처한 듯하다. 지난 2월 취임 이후 영업점을 매일 순방하며 "ELF를 영업에 활용하라"고 강조하고, 'ELF 알리기 가두캠페인'에 직접 나서는 등 열정을 보이더니 기어코 일을 냈다.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최근 3개월 동안 하나대투증권의 ELF 관련 상품 가입금액이 총 1조원을 돌파, 독보적인 판매실적을 올린 것. 그가 ELF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선 까닭은 간단하다. 주식은 허황된 대박을 쫓는 도박이 아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재투자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것. 간단해 보이는 지론이지만 김 사장의 이같은 확신은 오랜 기간 증권업에 몸담으며 익힌 체험의 결과다. 증권업계 최장수 임원 경력을 지닌 김 사장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만났던 헤지펀드의 자산관리(WM)매니저들 조차 평균 수익률이 10% 내외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 또 매일 아침 각 영업점을 돌아보고, 간단하고 안전한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감한 후 그는 ‘안정성’을 최우선 판매 전략으로 삼게 됐다. 안정성에 대한 그의 신념은,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영 철학에서도 묻어난다. 대우채 사태가 발발했던 지난 2000년과 IT버블 붕괴 시기였던 2002년을 제외하곤, 부국증권과 현대증권 CEO 시절 10년을 통틀어 8년간 자산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리스크에 대한 대비에 철저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 덕분이다. 하나대투증권 CEO로 취임해서는 주식 부문의 취약성을 리스크로 봤다. 인수ㆍ합병(M&A) 전 투자신탁업에 집중돼 있던 까닭에 자산 관리 부문에 비해 주식 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것. 취임 직후 "주식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그의 공언은 지난 4월 기존 업계 최저인 온라인 위탁수수료(0.015%)를 내세운 '피가로' 서비스 시행으로 현실이 됐다. 은행 연계 계좌 서비스 '피가로' 서비스는 출시 2주만에 예탁금 2,000억원, 계좌수 1만5,000계좌를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후 한국투자증권과 동양종금증권, 키움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이 수수료 인하 대열에 합류해 증권사간 수수료 인하 경쟁에 불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김 사장이 다른 무엇보다 강조하는 '리스크'는 바로 건강이다. 자신 뿐만 아니라 전 임직원들의 건강 관리가 가장 중요한 리스크 관리라는 것. 그는 "증권맨이 항상 단정하고 건강해 보여야 고객들의 믿음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운동은 물론 머리 염색과, 필요하면 가발도 쓸 것"을 직원들에게 강조했고, 취임식 자리에선 "담배를 끊지 않는 임원은 임기가 끝나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가 강조하는 '건강 관리'는 말로 그치지 않는다. 스스로 매주 일요일 가족들과 함께 새벽 북한산을 찾고, 토요일엔 임직원들을 이끌고 등산을 한다. "직원들과 오랜 시간 함께 하기엔 등산이 최고"라고 여기는 '스킨십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다. 김 사장이 "형제ㆍ자식이며 동료"라고 여기는 직원들과 자신의 장기인 등산을 함께 하며 회사 전체의 건강과 화합ㆍ도목을 챙기는 것이다. 그는 하나대투증권을 "마지막 직장"이라고 공공연하게 얘기한다. 그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특히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증권가엔 한바탕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마지막 직장이니 만큼 하나대투증권을 선두권으로 도약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하는 김 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5 "불수도북 열정으로 난관 이기자"
매년 1차례 간부사원들 대동 강북5산 45㎞ 종주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불수도북'이다. 서울 북쪽에 병풍처럼 펼쳐진 '강북 5산'(불암산ㆍ수락산ㆍ사패산ㆍ도봉산ㆍ북한산)을 20여시간 동안 종주하는 것. 총길이가 약 45km에 달할 정도로 보통 사람은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지만 김 사장은 현대증권 사장 시절부터 해마다 한 차례씩 전 간부 사원들을 대동하고 '불수도북'을 감행하고 있다. '불수도북'의 열정이면 어떤 힘든 난관에 봉착해도 능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심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란다. 김 사장이 현대증권 사장 재직시, 여의도에 등산복 차림을 한 이들은 모두 현대증권 직원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그의 등산 사랑은 유명하다. 하나대투증권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주말마다 임직원들과 함께 산행에 나서고 있으며, 오는 8월에는 본점 팀장급 이상 직원 및 전국 지점장들과 불수도북이 예정돼 있다. 산행에 익숙치 않은 직원들은 '불수도북' 일정이 잡힌 직후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 김지완 사장은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만 35세이던 지난 1981년 부국증권 이사를 시작으로 26년간 증권사 임원, 10년간 증권사 사장을 지닌 증권업계 최장수 임원으로 꼽힌다. 지난 2월12일 하나대투증권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 사장의 탁월한 조직 관리 능력과 풍부한 증권업계 경험, 위기 관리력 등이 하나대투증권 사장에 '깜짝 발탁'된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현대증권 사장 재직시 모기업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조직을 재정비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시장 대처 능력이 그의 최대 장점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임기를 1년여 남긴 채 돌연 건강상의 이유로 현대증권 사장에서 물러나며 사임 배경을 놓고 갖가지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 경영원칙

▦설명이 간단하고 안전한, 고객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라. ▦ 영업맨의 기본 자세는 건강하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은 날로 복잡해져 간다. 하루에 1시간 이상씩 전문 서적을 읽어라. ◇ 약력 ▦1946년 부산 출생 ▦1970년 부산대 무역학과 졸업 ▦1981년 부국증권 이사 ▦1998년 부국증권 대표이사 사장 ▦2003년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 ▦2008년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 겸 하나금융지주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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